데이터 토양 위에 디지털 씨앗 뿌리는 ‘미래먹거리’
전북 농업은 오랜 시간 대한민국 식탁의 마지막을 지켜온 든든한 기반이었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농촌 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가 동시에 밀려드는 현실에서, 단순히 생산량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할 수 없게 됐다.
지역경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농업이 위축될수록 전북의 활력도 약해지는 구조다.
이제는 농업도 기술과 데이터, 시장 전략을 품은 산업의 개념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에 2026년 신년호를 맞나 기술혁신 노력이 어떻게 전북 농업을 지탱하는 한줄기 빛이 되고 있는지, 연구에서 실증, 그리고 산업으로 이어지는 변화의 여정을 통해 전북 농업의 미래를 조망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위기 속에서 길을 찾다, 기술이 전북 농업의 언어가 되다
전북 농업의 변화는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통적인 농업의 상징이었던 논과 밭 너머, 이제는 실험실과 데이터 서버, 온실 제어장치와 유전체 정보가 농업의 새로운 모판이 되고 있다.
전주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농촌진흥청은 이러한 대전환을 가장 앞에서 견인하는 기관으로, 농업의 미래가 연구실에서 태어나 현장으로 흐르는 새로운 구조를 정착시키고 있다.
지난 2025년, 전북 농업은 기후위기의 시험대를 혹독하게 겪었다.
때 이른 폭염과 국지성 집중호우는 작물의 생육을 위협했고, 병해충은 더욱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 기후탄력성 품종 보급이 확대되며 수급 불안이 완화되는 성과가 있었다.
고온을 견디는 배추, 침수 피해를 줄이는 콩 품종이 현장에서 눈에 띄게 자리 잡기 시작했고, 이는 곧 농가의 안정감 회복으로 이어졌다.
또한 밭농업 분야에서는 소형·경량 장비 보급이 확대되며, 고령 농업인의 허리에 실렸던 무게가 조금씩 가벼워졌다.
손에 익은 농기구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는 기계가 농업의 새로운 일손이 되었고, 이는 노동이 아닌 기술 기반의 농업이라는 개념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기술기반 농업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과 성장의 길”이라며, “전북은 국가 농업혁신 실험이 실제 산업으로 확장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 혁신은 실험이 아니라 성과... 2026년, 농가가 체감하는 변화
2026년 농진청의 목표는 분명하다. 바로 ‘혁신의 현장 전환’이다.
즉, 연구보고서 속 문장과 데이터가 농가의 매출표에 반영되는 구조를 확고히 만드는 것이다.
밭농업 전 과정 기계화는 그 출발선이다.
파종?정식?수확이라는 노동집약적 공정을 기계가 대신할 수 있어야만, 고령 농업인이 지속적으로 현장을 지킬 수 있다.
2027년까지 주요 밭작물의 전 단계 기계화를 완료한다는 로드맵 아래, 농진청은 농업인이 직접 요구하고 선택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26년은 또한 기후위기 대응 기술이 생존을 넘어 자립의 수단으로 바뀌는 해다.
유전체 기반 디지털 육종이 본격화되며, 품종 개발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이는 단순히 품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식량주권을 지키는 국가전략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전북이 바로 그 전략의 최전선에 서 있다.
이 청장은 “기술은 논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의 삶을 바꾸기 위해 존재한다“며 ”2026년은 반드시 체감 효과로 답을 드리는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AI로 바뀌는 농업, 사람을 지키는 기술... 전북에서 현실로
2026년 농업 AI는 실험적 시도를 넘어 실제 농가의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고, 농업을 매력적인 산업으로 만드는 도구가 된다.
작물 생육 상태를 24시간 분석하는 시스템, 병해 예측 조기경보, 스마트팜 자동제어 기술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한계를 기술이 보완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고령 농업인을 위한 음성인식 기반 디지털 도우미 서비스는 기술 격차를 줄이는 안전장치가 되고 있다.
농업인의 안전을 강화하는 기술도 올해 한층 진화한다.
폭염 대응 솔루션, 농작업 재해 예방 장비, 안전관리자 지원 확대는 농업이 사람이 중심인 산업이라는 원칙 위에 있다.
청년농업인 정책 역시 기술과 산업적 관점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2025년이 진입을 돕는 시기였다면, 2026년은 정착과 독립을 실현하는 단계다.
유통 전략, 브랜딩, 가공창업까지 전 과정이 지원된다.
젊은 농업인이 전북에 머물고 지역에 뿌리내릴 때, 비로소 지속가능성이 완성된다.
치유농업 확산은 또 다른 방향의 산업전환이다.
농업이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삶의 균형을 되찾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순간, 농촌공간은 경제적 가치에 더해 사회적 가치까지 품는 산업으로 확장된다.
■ 전북 농업의 빛, 조용하게 그러나 멀리 2026년을 잇다
전북 농업은 위기 극복을 넘어 발전 전략으로 확실히 전환하고 있다.
2025년이 기반을 다진 해였다면, 2026년은 그 변화가 눈으로 보이고 손으로 느껴지는 성과의 해다.
연구에서 산업으로, 실험에서 시장으로, 기술에서 사람의 삶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바로 전북 농업이 선택한 미래의 방식이다.
전북에서 시작된 작은 혁신 하나가 대한민국 농업의 생태계를 바꾸고, 세계 시장을 향한 경쟁력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승돈 청장은 “농업은 더 이상 위기의 산업이 아닌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며, “농업의 미래를 2026년 전북에서 연구와 현장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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