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최대 규모의 이민 현장 단속을 실시하는 등 미국에서 대규모의 이민자 단속 및 추방이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이민자 구금 시설이 포화상태에 도달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열악한 시설과 폭동 등으로 폐쇄됐던 교도소와 구금 시설을 재개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7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정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텍사스와 캔자스, 조지아에 위치한 세 곳의 폐쇄 구금 시설을 재개방할 계획이다. 세 시설 모두 이전에 운영했던 업체들이 다시 운영을 맡는다.
세 곳의 구금 시설은 열악한 운영 상황과 수년 간 반복된 폭동 등 사건 사고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설 폐쇄된 곳들이다.
4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텍사스 리브스 카운티 교도소는 수용자들이 열악한 의료 서비스와 음식, 독방 사용에 항의하며 폭동을 일으켜 2000만 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조지아 어윈 카운티에 위치한 구금 시설은 2017년부터 2020년 사이 구금된 수십 명의 여성 수용자들에게 자궁 적출 등 불필요한 부인과 시술을 한 것으로 밝혀져 폐쇄됐다. 캔자스 레븐위스의 구금 시설은 인력 부족으로 인한 폭력과 혼란이 극심해 결국 문을 닫았다. 레븐워스 시설의 전 간수였던 윌리엄 로저스는 인터뷰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일하면서 칼에 찔린 것을 포함해 7번의 공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한 연방 판사는 이 시설에 대해 ‘절대적 지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형사 구금과 달리 이민 구금은 처벌 목적이 아니다. 통상 이민 구금자들은 이층침대가 있는 기숙사식 방에 수용되며 하루 중 일정 시간에는 레크레이션 구역에서 휴식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국가감옥프로젝트에 따르면 구금자들은 기본 필수품도 부족한 상태에서 감방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ICE 비서실장 대행을 지낸 데보라 플라이샤커는 "이전 행정부들에서 폐쇄한 시설들은 많은 협상과 검토 후에 충분한 이유가 인정돼 폐쇄됐다"며 "기존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 방안과 감시, 인력 충원 계획 없이 폐쇄 시설을 재개방하는 것은 구금자들에게 더 많은 피해를 가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대차·LG엔솔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체포된 이들이 구금된 수용소 역시 열악한 환경으로 수차례 지적을 받은 곳이다.
AP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조지아주에 위치한 '폭스턴 이민자 수용소'는 ICE가 운영을 위탁한 민간 교정업체 지오(GEO) 그룹이 관리하며 최대 11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이미 과밀 상태에 놓여 있어 위생과 안전 문제로 꾸준히 지적돼 왔다. 지오 그룹은 앞서 언급한 리브스와 어윈의 폐쇄 구금 시설을 운영했던 업체다.
실제로 미국 국토안보부(DHS) 감찰관실은 2021년 보고서에서 "시설이 노후화돼 있고 매트리스가 찢어졌으며, 샤워실 환기구에는 곰팡이가 퍼져 있고 벌레가 들끓는다. 온수가 공급되지 않고 화장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라며 기본적인 생활 환경조차 보장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구금자는 "음식은 유통기한이 지났으며, 식사용 닭고기 상자에는 '식용 금지' 표시가 붙어 있었다"라고 증언했으며, 지난해에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57세 수용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젯위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