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조급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싸이월드가 내년 하반기 부활을 선언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2024년 가장 활성화 된 SNS와 차별화된 모습으로 이용자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이하 싸이컴즈)는 1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만의 공간'이란 컨텐츠를 앞세워 부활을 자신했다.
함영철 싸이컴즈 대표는 "틱톡·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서로 닮아 가는 양상"이라며 "이런 틈바구니 속에서 싸이월드의 콘셉트가 분명 기회가 있다고 봤고, 최근 들어 비슷한 서비스인 네이버 블로그 지표가 지속해 오르는 등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싸이월드가 가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도 강점이다. 함 대표는 "전 국민이 이용해 온 서비스로서, 3160만명 회원DB를 보유 중"이라고 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만큼, 복원 작업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류지철 CTO는 "빠짐없이 꼼꼼히 데이터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데이터 확보는 지난달 마친 상황, 내년 1분기까지는 데이터 분석을 마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빠른 복원을 위해 다수 업체와도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류 CTO는 "실제 검증 대상 파일은 21억개로 추산되는데, 단순히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7개월 정도 걸리는 작업"이라며 "다양한 클라우드 업체들과 협업해 클러스터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서비스 초반 트래픽 급증에 따른 조치도 진행 중이다. 류 CTO는 "AI 기술을 활용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초기 동시접속자 100만명까지는 문제없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싸이월드가 가진 브랜드 파워도 조명했다. 함 대표는 "현재 운영 중이지 않은 상황에도 여전히 이용자들의 관심과 니즈가 있는 상황"이라며 "2년 전 재론칭 때 일주일간 방문자 수가 390만명에 이를 정도로 높은 관심이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게임과의 연동 계획도 언급했다. 함 대표는 "싸이월드라는 플랫폼을 잘 부활시키고 지금의 메인 타깃인 30~50대 층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게이밍 사업까지 녹여낸 게 목표"라며 "연계된 게임 등으로 매출을 일으키면서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함 대표는 "내년 하반기 론칭한 다음 보수적으로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 200만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2년 전 서비스 당시에도 첫 주 방문자가 390만명이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진출 포부도 밝혔다. 함 대표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면 빠르게 글로벌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2002년 말 프리챌 유료화의 반사이익으로 급격히 성장한 싸이월드는 '언제나 무료'라는 구호 아래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이듬해 네이트온과 네이트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돼 회원 수 3200만명에 이르는 등 전성기에 올라섰다. 그러나 2010년대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하락세를 걸었다. 이런 흐름은 2011년 SK커뮤니케이션즈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가속했다.
2016년 싸이월드는 프리챌 창업자였던 전제완 씨에게 인수돼 명맥을 유지하다가 2019년 전 씨가 국세청에 사업자 폐업 신고를 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21년 싸이월드제트(Z)가 전 씨로부터 인수해 서비스 오픈하면서 부활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8월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다시 서비스를 멈췄다. 지난달 싸이컴즈에 인수된 싸이월드는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