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만 명의 회원과 170억 건의 사진 데이터 인수받아...복원작업 50억 소요 예상
싸이월드 향수 느끼는 3050세대와 1020세대 신규 이용자 확보가 목표
싸이월드가 내년 상반기 서비스 재출시를 앞두고 있다. 싸이월드를 사용했던 기존의 사용자 기록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SNS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인데 아직 사업 초기인 점을 감안해야 겠지만 사업의 확장성과 차별화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싸이커뮤니케이션즈(이하 싸이컴즈)가 내년 정식 출시 예정인 싸이월드 서비스의 방향과 컨셉을 발표했다. 싸이컴즈는 싸이월드 사업을 위한 특수목적 회사로 이번 싸이월드 인수를 위해 9월 초에 설립됐다. 싸이컴즈에 따르면 기존 법인이 보유한 이용자 개인 데이터는 모두 싸이컴즈에 이관됐다.
새로운 싸이월드는 기존 브랜드 유산은 유지하면서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따뜻하고 감성적인 SNS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용자의 개성과 감성을 담아낼 수 있는 ‘나만의 공간, 우리만의 커뮤니티’로 재탄생 시킨다는 계획이다는 것이 싸이컴즈의 설명이다.
싸이컴즈가 기존 법인으로부터 인수 받은 데이터는 3200만 명의 회원과 170억 건의 사진 데이터로 페타바이트(PB)규모다. 현재 다수의 가상머신으로 이루어진 클러스터를 이용해 사진, 영상 등 자료에 대해 복원 작업 중이고, 이 작업이 완료되면 복원 범위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는 함영철 싸이컴즈 대표는 정확한 추산치는 아니지만 정식 서비스 런칭 전 복구 작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50억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SNS’ 슬로건으로 내세웠지만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방향이 부족해 모호하다는 기자의 질문이 연이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얇고 넓은 인간관계 기반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기존 SNS와 다르게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 좁지만 깊은 인간관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사업의 방향성이 향후 사업 확장에 있어 상충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싸이컴즈는 현재 SNS 이용자 다수가 광고나 원하지 않는 게시물 노출 등으로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싸이월드가 충분히 소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공개한 디자인 시안의 경우 최종 시안은 아니지만 과거 싸이월드를 경험했던 세대의 이용자라면 향수를 느낄 ‘미니미’ 캐릭터를 3D캐릭터로 활용했다. 다만 가상 캐릭터를 이용자 SNS 페르소나로 내세운다는 점에서 기존의 메타버스 SNS와 크게 차별화 지점을 느낄 수 없었다. 개인 공간인 ‘마이 룸’과 커뮤니티 조성을 위한 ‘클럽’이라는 두 공간을 활용할 것이라는 계획의 경우 사업 컨셉에 모호함을 더했다.
아직 사업 초기인 점을 감안했을 때 싸이월드가 지속적인 SNS 플랫폼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SNS 이용자들이 이미 대중적인 SNS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싸이월드를 이용할 유인 동기를 만드는 것이 사업의 핵심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유진 CPO 역시도 "단순히 싸이월드 추억에 젖어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해보고 마는 일회성 소비를 넘어 서서 싸이월드 서비스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지속적 소비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과거 재출시 당시 논란이 됐던 코인사업은 재개할 가능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함영철 싸이컴즈 대표는 이날 코인 시장의 불안정성과 규제의 한계를 언급하며 “환경적 한계가 해결되지 않는 한 코인사업에 대한 계획은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녹색경제신문 = 조아라 기자]
조아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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