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유튜브 채널 ‘북글영’서
‘북, 남한 드라마 본 10대 처형’ 언급
국감에서 “진위 여부 확인 불가”
첫 번째 영상에서 지적 받고 삭제
최근 같은 내용 포함된 영상 올려

통일부가 북한인권에 관한 인식 확산을 위해 유튜브에 올린 강의 내용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12일 파악됐다. 강의에는 북한 청소년들이 남한 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처형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통일부는 앞서 해당 내용은 진위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는 문제가 제기되자 해당 내용을 삭제했지만 후속편에 재차 같은 내용이 들어갔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통일부는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NKGYL 북글영’에 이정훈 북한인권증진위원장의 강의를 제작해 올렸다. 북한인권증진위원회는 통일부 장관 자문기구다. ‘북글영’은 ‘북한인권·안보 글로벌 영리더십 프로그램’의 줄임말이다. 이 프로그램은 통일부가 해외 청년들을 대상으로 북한인권 문제의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유튜브 채널에 온라인 강의 9편을 게시키로 계획했다.
첫번째 강연자인 이 위원장은 영어로 강의 중에 지난해 7월 국내 언론이 보도한 ‘남한 드라마 시청 중학생 공개 처형’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해당 내용을 두고 “진위 여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를 근거로 홍기원 의원실이 문제를 제기하자 통일부는 이 위원장의 강의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이후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하고 다시 올렸다.
그런데 통일부가 지난 7일 올린 두번째 강의 영상에도 같은 내용이 담겼다. 강연자인 A교수는 영어로 “지난해 7월 북한 10대들이 남한 드라마를 보고 공유했다는 이유로 붙잡혔고, 이들은 사형을 당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영상은 비공개 처리나 수정되지 않았다.
홍 의원은 “전체 강의 영상을 신중히 살펴보고 사후에라도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수정해야 마땅했다”라며 “첫번째 영상을 수정해 다시 올린 뒤에도 두번째 강의에서 같은 내용이 들어간 것은 의도성이 다분한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인권문제를 널리 알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유포되는 일이 없도록 통일부가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