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의존도 높은 한국 게임...시장 다변화 ‘발등의 불’

2024-10-24

[FETV=석주원 기자] 펄어비스의 MMORPG ‘검은사막’이 24일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텐센트를 통해 서비스되는 검은사막 중국 서비스는 사전 예약자만 300만을 넘기며 시작 전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펄어비스는 ‘붉은사막’을 비롯한 차기작 개발이 늦어지면서 올해로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한 검은사막 하나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최근 실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중국 서비스의 성공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중국 게임 시장은 국내 게임사들에게 기회의 장으로 통한다.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 2’를 비롯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등이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국산 게임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특히 던전앤파이터는 올해 모바일 버전을 중국에 출시해 첫 주에만 19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새로운 성공 신화를 쓰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시장 의존이 오히려 국내 게임 시장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시장은 국내처럼 모바일과 PC 플랫폼 위주로 게임 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인기 있는 게임 장르도 비슷해 국산 게임이 진출하기 쉬운 환경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세계 1위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일본과 유럽 등 다른 거대 시장의 주류 플랫폼은 콘솔 시장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시장에만 매달리다 더 큰 시장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하나의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도가 높으면 리스크 역시 커지게 된다. 실제로 2017년부터 중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중국 내 서비스 허가권)를 발급하지 않으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한동안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도 본래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게임으로 2020년 중국 내 사전 예약 당시 6000만명이 몰렸지만 돌연 서비스가 연기된 바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경우에는 이미 판호까지 받은 상태여서 판호 문제는 아니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 정부 정책에 따라 과몰입 방지 시스템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었지만 그 후로 4년이나 더 밀린 것을 보면 다른 이유가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2022년부터 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를 다시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제 정세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중국과의 관계 역시 언제든지 다시 악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는 기업들은 항상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다행히 국내 게임사들도 이전처럼 막연히 중국 정부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는 모습이다. 넥슨은 올해 9월 북미와 유럽 그리고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콘솔게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미 시장 다변화를 선언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 ‘퍼스트 디센던트’ 그리고 내년 출시 예정인 ‘퍼스트 버서커: 카잔’ 등 시장 확대를 위한 게임들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검은사막의 중국 서비스를 시작한 펄어비스도 현재 준비 중인 게임들은 더 넓은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여전히 출시 예정일은 미정이지만 서서히 정보 공개가 늘고 있는 ‘붉은사막’은 콘솔 및 PC 패키지 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뿐 아니라 PC와 콘솔 멀티 플랫폼 게임을 개발하며 스팀(Steam)을 통해 해외 서비스에 적극 나서는 것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직은 많은 게임사들이 여전히 중국 시장에 회사의 미래를 의탁하고 있지만 네오위즈의 ‘P의 거짓’과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처럼 좋은 성공 사례가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국내 게임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판호 중단 사태 때 중국 시장의 리스크는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 하지만 매출을 중요시하는 국내 게임 업계 분위기상 중국 비중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인디게임과 콘솔게임이 주목받으면서 다양한 플랫폼과 장르로 확장을 시도하는 게임사가 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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