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IBM, MS 분할 판결이 메타와 구글, 애플과 아마존에도?”

2025-04-20

메타와 구글 등 거대 테크기업의 분할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들 기업을 상대로 진행중인 반독점 소송 때문이다. 애플과 아마존에 대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달 미국 워싱턴의 두 법정에서 진행되는 메타와 구글에 대한 중대 소송에서 이들 기업의 강제분할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정부가 승소할 경우 기업 분할 명령이 내려질 수 있어, 기술 산업의 판도를 바꿀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거대 기업에 대한 분할명령은 역사적으로 시장 경쟁을 촉진했지만, 항상 성공적이진 않았다. 전문가들은 ”분할은 강력한 해결책이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법원이 거대 기술기업의 분할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한 마지막 사례는 사반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인용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경쟁을 억제한 것으로 2001년 판결이 내려졌다.

당시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MS를 두 개의 회사로 분할하라고 명령했다. 독점적인 윈도우 운영체제와 오피스 제품 등을 분리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두 회사로의 분할은 장기적 효과가 불확실한 만큼, 극도로 신중하게 적용해야 하는 수단”이라며 이 결정을 뒤집었었다.

현재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해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불법적인 독점을 유지했다”라고 주장하며, 두 플랫폼의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메타는 두 서비스가 자사 소유 아래에서 성장해왔고, 틱톡 등 경쟁자도 존재한다고 반박한다.

연방 법원은 내주, 구글의 인터넷 검색 독점 시정을 위해 이 회사를 분할해야 한다는 법무부의 주장을 듣게 된다. 법무부는 구글이 소유한 크롬의 매각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서비스 강제 탑재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글은 해당 조치가 과도하고 소비자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항변중이다. 조지워싱턴대 법학과 교수이자 FTC 전 의장인 윌리엄 코바시치(William Kovacic)는 “피해의 심각성에 따라, 분할은 합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한 수술이 될 수도 있다”라고 NYT에 말했다.

역사적으로 법원은 독점 기업의 반경쟁적 행위를 확인한 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 고민해왔다. 1947년 대법원 판결에서 로버트 잭슨(Robert Jackson) 대법관은 “법원의 해결책이 시장을 경쟁으로 열지 않는다면, 정부는 ‘소송은 이겼지만 목표는 잃은’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법원의 판결은 과거 사실에 기반하지만, 그 해결책은 미래를 향한다. 목표는 시장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다. 시장을 해방시켜 더 많은 혁신, 신규 기업 진입, 가격 인하를 이끄는 경쟁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미국 규제 당국은 기술 거대 기업들이 통신, 상업, 정보 분야에서 행사하는 힘을 견제하기 위해 일련의 반독점 소송을 진행 중이다. 법무부는 지난 17일 구글을 상대로 한 연방지방법원의 또 다른 광고 기술 독점 소송에서 지난 17일 승소했다. 법원은 구글이 광고 거래소와 서버 시장에서 독점 행위를 하는 것은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광고주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다고 밝혔다.

애플과 아마존에 대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미국 법무부는 애플이 수익성 높은 아이폰 사업을 보호하기 위해 전술들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FTC는 아마존이 온라인 소매 시장에서의 독점을 경쟁으로부터 불법적으로 보호해왔다고 주장하며 소송하고 있다. 이 소송들은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승소할 경우, 기업 분할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NYT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기업분할 명령은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경쟁 개선 결과는 엇갈렸다. 1911년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은 34개 회사로 분할됐다. 이들 중 일부는 후에 엑슨모빌, 셰브론 등 거대 기업이 됐다. 1982년 미국 전화회사인 에이티앤드티(AT&T) 분할은 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했다. 1969년 아이비엠(IBM)에 대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리는 상용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다. MS는 분할을 피했지만, 2001년 합의를 통해 경쟁사를 억제하는 계약을 금지당했다. 이는 구글이 브라우저와 검색 시장에서 성장할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메타와 구글의 소송에서 미국 정부가 승소할 경우, 인스타그램·왓츠앱 매각, 그리고 구글로부터의 크롬·안드로이드 분리가 요구될 수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당시 백악관의 '경쟁정책과 기술정책' 고문을 역임한 컬럼비아대 법학과 팀 우(Tim Wu)교수는 “이들 기업에 대한 분할은 깔끔한 해결책으로, 이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의 상급법원은 MS사건 당시와 유사한 회의적 태도를 보일 듯 하다고 NYT는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권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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