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재의 더 사람+
마흔일곱 살에 뇌경색으로 반신불수가 된 아버지는 매일 곶자왈로 들어갔습니다. 가시덤불 돌무더기 땅으로요. 게서 아버지는 가시덤불을 헤치며 돌무더기에서 돌을 하나씩 옮겼습니다. 그러기를 3년, 곶자왈엔 길이 났습니다.

환상숲이라 일컫는 그 길이 나기 전,
숲 해설가 이지영씨의
아버지 이형철씨는
신용협동조합 전무였다.
서울에서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6개월이 지나도 차도가 없어 제주로 돌아온 터였다.
아버지는 처음엔 숲머리에서 돌탑을 하나 쌓았다.
반쪽이 마비된 몸으로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시간이 걸려
끝내 탑을 만들어냈다.
아버지는 왜 그 불편한 몸으로
고집스레 탑을 쌓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