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누구인가…삼성전자·오우라 특허 전쟁

2025-12-08

삼성전자와 세계 스마트반지 1위 기업인 핀란드의 오우라(Oura)가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웨어러블(착용가능한) 기기를 통해 갤럭시 생태계의 저변을 넓히려는 삼성전자는 오우라의 특허 소송 공격에 맞소송으로 반격하며 기술 주도권을 쥐기 위한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8일 미국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헬스테크 기업 오우라를 상대로 지난 1일 특허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및 사용 중단 소송을 제기했다. 스마트링을 통해 측정한 사용자의 활동 데이터와 건강 데이터·패턴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으로 일일 운동 목표 등을 추천하는 시스템에 관한 특허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오우라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같은 법원에 판매 중단 명령을 내려달라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데 따른 반격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을 출시하기도 전에 오우라를 상대로 ‘비침해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가 오우라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소송으로 오우라 측에서 움직이기 전에 ‘선제공격’을 미리 날린 셈인데, 오우라가 실제 침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인 2차전이 시작된 것이다.

2013년에 창업한 오우라는 세계 스마트링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기업가치는 52억 달러(약 7조 6400억원) 규모다. 전 세계 사용자 7만여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배터리 성능을 구현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번 오우라와의 소송전만큼은 기존 특허사냥꾼(NPE)의 공격과는 다른 양상의 치열한 기술 주도권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민 깊어지는 삼성

특허 소송과 별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을 두고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7월 반지 형태의 모바일 기기를 처음 내놓자, 중국·미국·영국 등에서 온라인 사전 판매 물량이 빠르게 동이 나는 등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뜨거웠다. 하지만 초기 흥행이 빠르게 식고 이후 큰 판매 성과를 내지 못하자 회사는 후속작 출시 등에 있어 숨 고르기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에서도 갤럭시 링2의 공개는 이뤄지지 않을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헬스케어분야에서 모바일 기기의 새 가능성을 찾고 있는 만큼 스마트폰이나 시계보다 훨씬 몸에 밀착되고 간편해 각종 신체 데이터를 측정하기 쉬운 반지 형태의 기기는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아이템이다. 하지만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 투박한 디자인, 활용성 등 과제를 해결해야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은 최근 머리에 쓰는 웨어러블 장치인 갤럭시 확장현실(XR) 기기도 출시한 만큼 갤럭시 링과 XR기기와의 연결성도 고민하고 있다. 해외 정보기술(IT)매체안드로이드오소리티는 최근 갤럭시 링의 매니저 앱을 분석한 결과 안드로이드 XR기기와의 연동 가능성을 암시하는 코드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 뿐 아니라 헤드셋 기기를 조작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트를 개발하는 등 활용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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