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24 사천에어쇼’에서 방금 시범 비행을 마친 KF-21 보라매 시제기가 격납고로 들어왔다. KF-21 시제기가 사천에어쇼에서는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 일반에 공개된 것은 두 번째다. 사천에어쇼가 펼쳐지는 사천공군부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바로 옆에 있으며 다리로 연결됐다. KF-21은 이 다리를 통해 지상으로 이동한 뒤 격납고로 들어왔다. KAI 직원들이 곧바로 들어와 전투기 상태를 점검했다. 이곳은 국산 전투기의 요람이자 K-방산이 시작되는 현장이다.
비즈한국은 지난달 25일 경남 사천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를 방문했다. 국산 전투기가 만들어지는 생생한 현장의 분위기를 전한다.
격납고 바로 옆에 고정익 생산 공장에서는 국산 전술훈련입문기인 TA-50의 부품들이 조립을 기다렸다. 길이만 180m에 달하고 축구장 3개보다 더 넓은(2만 1600㎡) 공간이다. 하얀 바닥 위 깔끔하게 정돈된 공장라인에 배치된 연두색 전투기마다 작업자들이 매달려 부품을 조립했다.
TA-50은 전술훈련기로 국산 전투기 FA-50의 기본 모델이다. TA-50 훈련기에 무장 능력과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 FA-50으로 재탄생한다. TA-50, FA-50, KF-21 등은 모두 이곳에서만 조립되고 만들어진다. 국산 전투기들의 요람인 곳이다. FA-50은 필리핀, 이라크, 필리핀,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한 국산 경전투기다.
기체마다 조립 과정이 다르기 때문에 전투기 형상도 모두 달랐다. 전투기 앞부분만 완성된 기체와 동체·날개 등이 조립돼 거의 완성된 기체도 보였다. 각 라인의 현장 엔지니어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일들을 진행하고 있었다.
전투기 동체를 조립할 때는 KAI가 개발한 동체자동결합체계(FASS)를 사용한다. FASS는 레이저로 동체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유압 기둥을 움직여 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한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정밀한 작업을 할 수 있고 생산 소요 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탄소 복합재질인 KF-21의 주익과 동체를 결합하기 위해서는 3400개의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이 작업에는 ‘WJDS’라는 자동화 장비가 사용된다. KAI 관계자는 “자동화 장비를 사용해 업무의 효율성을 늘리는 동시에 직원들이 더욱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투기는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하나의 공정을 끝내고 다음 공정으로 옮겨진다. 현재 고정익동 내부엔 전자레일이 깔려 있다.
고정익 공장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회전익 공장에선 국산 헬기 ‘수리온’ 생산 작업이 한창이었다. 최근 중동 국가들에서 관심을 보이는 수리온은 육군이 운영하던 노후 기동헬기 UH-1H와 500MD를 대체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개발된 기동헬기다.
수리온의 전력화는 완료됐지만 국산화 비율을 높이고 성능개량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수리온 동력전달장치의 국산화가 진행 중이며, 향후 조종사 및 승무원의 생존장비 등에 대한 성능개량 등이 계획돼 있다. 수리온은 육군 기동헬기 이외에도 군 파생형으로 의무 후송 전용 헬기 메디온,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등으로 다양하게 개발돼 운용하고 있다.
수리온은 헬기동에서 기본 조립이 다 끝나면 옮겨져서 도색을 한 후 로터 블레이드를 장착한다. 그 후 지상시험을 한다. KAI 관계자는 “지상점검이 끝나면 KAI 조종사가 시험 비행을 하고 체크한 후 다시 보완을 한다. 그 후 육군 조종사가 직접 와서 비행한 후 다시 보완작업을 거치고 부대에서 다시 한번 점검을 한 후에야 비로소 최종 납품된다”라고 전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두 번째 헬기인 LAH도 회전익 공장에서 제작한다. LAH의 꼬리 날개는 테일 로터로 제작한다. 헬기의 고도를 자동으로 유지해주는 자동비행 조종장치와 조종사 시선을 따라 움직이는 무기 자동화 시스템까지 탑재했다.
회전익 각 공정 라인에는 무결함, 무사고 등의 숫자가 적힌 팻말이 있었다. KAI 관계자는 이 팻말을 보면서 서로 동기부여를 하고 무결함, 무사고 각오를 다진다고 전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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