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분기 연속 적자에 요주의 이하 자산 529억···자산건전성 '빨간불'
영업순수익 커버리지 115% 이상 유지해야 등급전망 '안정적' 복귀 가능
'중소형 증권사 성장 전문가' 주원 상상인 증권 대표, 취임 2개월 만 경영 정상화 위기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상상인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중소형 증권사 성장 전문가로 꼽히는 주원 대표의 경영 정상화 과제가 취임 2개월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16일 상상인증권의 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10월 31일 주원 대표 취임 이후 첫 신용평가 결과다.
주원 대표는 KTB투자증권과 흥국증권에서 성공적인 실적 개선을 이끈 경험이 있다. 특히 흥국증권 재임 시절 당기순이익을 69억 원에서 124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상상인증권의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기순이익이 2021년 62억 원에서 2022년 38억 원, 2023년 7억 원으로 급감했고,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322억 원을 기록했다.
한신평은 이번 등급 하향의 주요 원인으로 ▲미흡한 시장지위와 사업 위험 상승 ▲수익성 저하 ▲재무안정성 지표 악화를 꼽았다.
여윤기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상상인 계열 편입 이후 자본 확충, 사업 영역 확대 등이 나타났으나 시장지위는 아직 미흡한 편"이라며 "IB 및 운용 부문에 집중하면서 빠르게 외형을 확장했으나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구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산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다. 요주의 이하 자산이 지난해 말 250억 원에서 올해 9월 529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도 자기자본 대비 11.3%로 상승했다.
재무안정성 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조정레버리지 배율은 2022년 말 2.5배에서 올해 9월 11.8배로 급격히 상승했고, 같은 기간 순자본비율은 258.4%에서 207.5%로 하락했다.
한신평은 향후 영업순수익 커버리지가 115% 이상을 유지하고 조정레버리지와 순자본비율이 개선될 때 등급 전망이 '안정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 수준의 미흡한 수익성이 지속되거나 조정레버리지가 11배를 웃도는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상상인증권은 올해 9월 말 기준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자기자본의 약 25%다. 이 중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95%를 차지하고 있으며, 브릿지론 비중이 42%, 중후순위 비중이 85%에 달해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주원 대표는 취임 당시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고 증권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대손 부담이 커지고 있어, 과거 흥국증권에서 보여준 턴어라운드 성과를 재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아영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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