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명의 고전 성독] 이재명의 토론 사랑

2025-08-13

이재명 대통령이 들어서서 토론을 열심히 하네요. 현안을 가지고 전국을 돌며 하는 타운홀 미팅에서 국민토론 붐을 일으키고 있어요. 자기가 가진 좋은 생각을 쏟아놓으라고 하네요. 공무원의 한 시간은 전 국민의 한 시간씩을 합친 것과 같고, 국민이 내놓은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모여 집단지성이 되어가는 모습이 손에 잡히는 듯합니다. 드러난 갈등이 토론으로 풀려 효험이 바로 나타나네요.

역시 우리 대한 국민은 지혜로워요. 이런 대통령을 우리가 만들고 뽑았으니까요. 또 국민은 우둔한 구석이 있어서 윤석열 같은 희대의 잡범을 선출하기도 했네요. 따지고 보니 벌써 당선 무효형의 범죄를 깔고 있었네요. 군주민수(君舟民水)가 생각나네요. <孔子家語> 원문; “임금은 배요, 뭇사람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고 또 뒤집기도 한다.”(君者舟也 庶人者水也 夫水所以載舟 亦所以覆舟)

기후변화가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겠구나! 날마다 쏟아지는 폭염 아래서 실감합니다. 오늘은 박지원(朴趾源,1737~1805)의 편지 ‘상종형(上從兄)’을 읽으며 더위와 추위에 대처하는 우리 마음가짐을 살펴보고, 김낙행(金樂行,1708~1766)의 글 織席說(직석설)의 ‘織席有益五者(직석유익오자)’를 감상하며 고령화 시대의 노후생활에 대해 토론해 봅시다.

(1) <편지 성독>

上從兄(상종형)이라

朴趾源(박지원)이라

人於酷暑嚴沍(인어혹서엄호)에

不識處之之道(불식처지지도)하니

脫衣揮箑(탈의휘삽)에도

不勝炎熱則逾熱(불승염열즉유열)하고

炙爐襲裘(자로습구)에도

不禁寒栗則逾冷(불금한률즉유랭)하니

不如着心讀書(불여착심독서)니라

要之自家胷中(요지자가흉중)에

不作寒熱(부작한열)이라

*沍찰호,揮휘두를휘,箑부채삽,炙구울자,爐화로로,襲껴입을습,裘갖옷구

<번역> 사촌형님(從兄)께 올림니다---박지원

사람들이 심한 더위와 모진 추위를 만나면 그것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합니다. 옷을 벗거나 부채를 휘둘러도 불꽃 같은 열을 견디지 못하면 더욱 덥기만 하고, 화롯불을 쬐거나 털배자를 껴입어도 한기(寒氣)를 물리치지 못하면 더욱 떨리기만 하니, 이것저것 모두가 독서에 마음을 붙이는 것만 못합니다. 요컨대 자기 가슴속에서 추위와 더위를 일으키지 않아야 하겠지요.

(2)織席有益五者(직석유익오자)라 : 자리짜기의 유익함 다섯 가지

1) 不徒食一也(부도식일야)라 : 무위도식하지 않는 것이 하나라.

2) 簡閒出入二也(간한출입이야)라 : 바깥출입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둘이라.

3) 盛暑忘蒸汗(성서망증한)하고, 當晝不困睡(당주불곤수)가 三也라 : 무더위에 땀 흘릴 일이 없고, 낮에 곤하게 낮잠 자지 않는 것이 셋이라.

4) 心不一於憂愁(심불일어우수)하고, 言不暇於支蔓(언불가어지만)이 四也라 : 마음이 근심 걱정에 쌓이지 않고,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할 겨를이 없는 것이 넷이라.

5) 旣成而精者(기성이정자)를 將以安老母(장이안노모)하고, 粗者(저자)를 將以藉吾身與妻兒而(장이자오신여처아이) 使小婢輩亦免於寢土(사소비배역면어침토)하고, 有餘將以分人之如余窮者(유여장이분인지여여궁자)가 五也라. : 자리를 짜고 나서 촘촘하게 잘 짠 것으로는 어머니를 편안하게 모시고, 거친 것으로는 나와 처자가 깔고, 어린 여종들로 하여금 땅바닥에 눕지 않도록 하고, 또 남는 것이 있으면 나처럼 궁핍하게 살아가는 이웃에게도 나눠줄 수 있는 것이 다섯 번째 유익함이라.

국민을 이루는 남녀노소가 남녀는 비등한데, 노소의 편차가 심각하다. 세대 갈등, 고령화 대책, 청년 정책에 대한 열렬한 토론이 절실하다. 옛글 두 편에서 우리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 토론거리’를 찾을 수 있다. 1) 용건을 넘어선 정신의 교류에 대한 편지 재인식, 2) 독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 3) 더위와 추위에 대처하기, 4) 불면증 극복, 5) 일하기(勞力者)와 글하기(勞心者), 6) 말하기와 침묵, 7) 나누기와 봉사 등 살아가며 만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늘 나누자.

백태명 울산학음모임 성독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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