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민간 투자기관과 함께 대규모 해외 광산 개발 펀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광물 자원 시장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1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정부의 투자금융기관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광업 전문 민간 투자사 어라이언 리소스 파트너스와 각각 6억 달러 이상을 출자해 해외 광산을 개발하는 펀드를 설립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어라이언과 해외 광산 개발 펀드 설립이 성사되면 DFC의 광업 투자 중에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해당 펀드는 국방과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구리, 희토류 금속 등을 채굴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며, 다른 국가들의 국부펀드나 미국 내 다른 정부 기관이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광물 안보 책임자인 그레이슬린 바스카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광물 분야의 야심을 위해 재무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상당한 규모의 자본이 투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정부는 투자금 중 1억 달러는 채광 프로젝트 지분 확보에, 나머지 5억 달러는 대출 형태로 활용할 방침이다. DFC는 법규상 미국 외 지역에만 투자할 수 있으며 지분 확보 비율에 대한 제한을 받는다. DFC는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투자를 적극적으로 찾아나서고 있으며 그 중에는 핵심 광물 공급망 다각화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번 방안은 자원 공급의 상당 부분을 장악한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를 우려하며 꾸준히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상원 인준 절차가 진행 중인 벤 블랙 DFC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취임하면 민간과 협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DFC는 광업 스타트업 테크메트에 1억500만 달러를 투자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희토류 프로젝트에 500만 달러를 지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