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요시모토 바나나 에세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것'

2025-05-26

일본 현대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가 전하는 위로

시간, 돈, 신, 지금에 대한 바나나의 말

필요한 것을 선별하고, 필요 없는 것은 잘라 내야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은 일본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가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쓴 에세이 '나와 맞지 않는 것을 하지 않는 것'(민음사)을 내놓았다. 삶에 대한 독자들의 질문에 직접 답을 하고, 그가 영향을 받은 사람들과의 대담도 실렸다.

사람들이 본래의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우주 마사지사 프리미치부 씨, 어린 시절 어떤 계기로 영감이 발달한 치에 씨와 나눈 대담이 눈길을 끈다. 작가는 그들과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사는 것에 대해 대화하며 여러 가지 기발하고 생경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UFO가 왔었다." "갖가지 차원의 영혼들" "전생에 티베트 승려였을 것" 등 앞뒤 없는 이야기들도 있다. 결국 논리를 내려놓고 자기에게 딱 맞는 흐름을 타는 삶의 방법을 이해하고 나면 울퉁불퉁하고 괴상한 다양성 또한 제각기 맥락이 있음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된다.

돈과 시간, 경력, 인맥 등 각가지 불안에 떨며 자신의 당위성을 의심하기까지 하는 현대인들에게 바나나는 '변화하는 것'보다 '변화하지 않는 것'에 힌트가 있다고 단언한다. 바나나가 보기에는 오히려 주위 환경이나 정보에 떠밀려 정작 '나'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면서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작가는 '나와 맞지 않는 것'을 계속하는 것도 일종의 버릇이므로 "그런 버릇을 떨쳐 내고 나 자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요시모토 바나나에 의하면 돈이 필요하면 부수적인 것을 양보하고 돈만 바라보면 된다. 시간도 친구도 마찬가지다. 모든 것에 완벽할 필요는 없다. 바나나는 "나사가 한 개쯤 빠진 인간이 행복해요. 저는 그런 인간이고, 언제나 그런 인간이 되고 싶었다"고 느긋한 고백을 전한다. 바나나의 에세이는 항상 가벼운 농담을 던지는 듯하지만 그 세계는 매우 깊으며 영적이고 깊은 직감과 연결되어 있다. 값 16,000원.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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