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역사고로 ‘5년 6154억’ 보험료 샜다…80%가 정상등급 외국사에서 발생

2024-10-08

국내 수출기업이 이용하는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의 ‘단기수출보험’에서 지난 5년간 무역 사고로 연평균 1230억원의 보험료가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80%는 무보가 사전에 진행한 신용등급 조사에서 ‘정상등급’을 부여한 외국 수입사에서 사고가 발생해 신용평가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실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간 무보가 단기수출보험을 통해 국내 수출사에 지급한 보험료는 사고 2194건에 대한 6154억원이었다. 국내 수출사가 외국 수입사에 수출품을 보내 놓고 대금을 받지 못하는 등의 무역 사고가 발생하면 무보가 보험료를 지급한다.

나 의원실 측은 “외국 수입사에 대한 보험 계약 전 신용 평가 등 무보 차원의 리스크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실에 따르면 5년간 지급된 보험료 6154억원 중 4991억원(81.1%)의 보험금 지급 사고가 ‘정상등급’ 평가를 받은 외국 수입사에서 발생했다. 사고 건수는 831건이었다.

무보는 외국 수입사에 대해 A~F등급을 정상등급으로 분류하고, G등급은 ‘인수제한등급’으로 소액 건에 한해서만 심사를 거쳐 선별적으로 보험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단체보험 등 특별한 상황에서 적용되는 ‘무등급’도 있다. 무보는 이 등급에 따라 이용 가능한 보험 한도와 보험료율에 차등을 두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데, 정상등급을 받은 외국 수입사에서 보험사고가 자주 발생한 것이다.

나 의원실 관계자는 “신용 평가를 관리를 담당하는 무보 직원 수가 부족하고, 신용 평가 프로그램 모형도 2015년 도입 뒤 업그레이드하지 않아 실효성 있는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무보에서 신용 평가를 담당한 직원은 10명으로, 1명당 연간 5400건의 신용조사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2023년 신용조사 프로그램 모델 유지에 쓰인 예산은 1억1100만원으로 유지·보수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무역 사고를 낸 외국 수입사를 상대로 한 무보의 채권 회수도 6154억원 중 825억원으로 13.4%에 그쳤다. 외국 수입사가 도산하거나 아예 잠적해버리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은 “무보 신용등급 평가 체계의 실효를 높이기 위해 국제 정세와 무역 환경 변화 등을 반영하도록 프로그램 모형을 개선해야 한다”며 “보험금 지출 리스크가 누적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내 수출사와 국민”이라고 지적했다. 무보 측은 “외국 수입사 위험에 대한 평가를 개선하고, 보험금 회수 노력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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