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선 동덕여대 학생들, '민주동덕에 봄은 오는가'

2025-02-09

동덕여대 학생들이 9일 거리 시위에 나섰다.

지난해 남녀공학 전환에 반발한 학생들의 시위 이후 학교가 법적 대응을 하며 학생과 학교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동덕여대 재학생연합은 9일 서울 종로구 동덕빌딩 앞에서 열린 동덕여대 재단 규탄 집회에서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민주동덕에 봄은 오는가’ 시위에서 총장 직선제 촉구와 형사 고소 취하 등을 요구했다.

재학생연합은 “대자보를 훼손하고 무고한 학생을 고소 조치한 학교를 규탄하고 학내 민주주의 정신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대학본부가 반민주적 행보 멈추고 학생 목소리를 민주적 수렴하는 것”이라며 “예전부터 외쳐온 사학비리 척결과 총장직선제 실현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지난해 11월 11일부터 남녀공학 전환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본관을 점거하고 래커칠을 하며 시위를 벌였다. 학교 측은 지난해 11월 28일 본관 점거 관련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다.

또, 동덕여대 총장 명의로 전 총학생회 등 학생 21명을 공동재물손괴와 공동건조물침입, 업무방해 등 혐의로 고소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을 상대로 진행한 고소를 취하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안을 두고 정치권에서도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동덕여대 학생들의 남녀 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 거친 목소리로 맞섰다.

이준석 의원이 사회관계망시스템(SNS)을 통해 “동덕여대 사태의 본질은 소통의 부재가 아니라 ‘야만적 폭력’에 있다”면서 동덕여대 사태를 서부지법 사태와 같은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민정 의원은 “그렇게 생각하는 이 의원의 사고방식이 폭력적”이라면서 “두 사건은 목적과 방식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고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위 방식은 비판할 수 있어도 목적은 비판할 수 없다”며 “이 사태를 폭동으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 의원은 “기물을 파손하고 학내 구성원을 겁박한 행위를 폭동이 아니면 뭐라고 불러야 하냐”며 맞섰다.

고 의원은 “서부지법 사태는 윤석열 대통령 구속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을 뒤엎으려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폭동이라 규정하는 것이 타당한 반면,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는 공학 전환 반대 의견을 학교 당국에 전달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사태를 폭동이라 규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반박했다. 이 의원은 “학교 기물을 파손하고 취업 박람회장을 망가뜨리고 교직원 업무 마비를 위해 포털 서버를 공격하며 학사 일정을 방해한 행위를 폭동이 아니라면 어떻게 불러야 하냐”고 적었다.

한편, 시위에는 동덕여대 동문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남녀공학 전환을 반대하고 학내 민주주의를 지향한다는 취지로 자발적으로 결집했다.

이들은 “대학본부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무차별적인 징계 조치로 부당한 학생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며 “학교의 부당한 처사를 규탄하고 학내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시위”라고 그 의미를 밝혔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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