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백과 ABS 시스템 없는 우체국 초소형 전기차...집배원 안전 위협

2024-10-13

 탄소배출을 줄이는 등의 이유로 도입된 우체국 초소형 전기차에 에어백과 ABS 시스템 등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아 집배원들이 안전에 위협받고 있다.

 1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경북 포항시 남구 울릉군)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우체국이 사용하고 있는 친환경 전기차량 1천491대 중 절반에 가까운 688대의 차량에 에어백 등 안전장치가 없이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모델별로 살펴보면, 다니고3(37대), 마스타밴(431대), D2C(220대) 등 3개 모델 688대는 모두 에어백이 설치되지 않은 모델로 확인됐다. 특히, 마스타밴과 D2C 차량은 ABS 시스템도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지역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같은 날 전북지방우정청에 따르면 현재 전북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친환경 전기차는 총 82대로 집계됐다. 이 중 에어백 등 안전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모델은 총 24대로, 다니고3 11대, 마스타밴 12대, D2C 1대로 확인되면서 집배원들의 안전은 위협받고 있었다.

 지난 2018년 우정본부는 집배원의 이륜차 사고로 인한 안전 문제를 해소하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125억원의 예산을 들여 우편배달용 초소형 전기차 도입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생명과 직결되는 에어백과 ABS 시스템이 없는 초소형 전기차량이 버젓이 운행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에어백은 사고 발생 시 충격으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해주며, ABS 시스템은 운전자가 미끄러운 노면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바퀴가 잠기는 현상을 방지해주는 등 운전자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이에 집배원들의 안전을 위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상휘 의원은 “탄소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전기차를 우편 물류 운송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집배원들의 안전문제다”며 “우정본부는 안전장치 미장착 차량에 대한 안전장치 추가 장착문제를 검토하고 향후에는 안전장치 미장착 차량을 도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형석 한국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 교수는 “ABS가 없는 차량은 긴급제동 시에 제동거리가 길어져 사고 위험이 높아지며, 에어백이 없는 차량은 운전자의 치사율이 29% 증가한다”며 “사계절 운행과 시골 도로도 함께 다니는 우체국 차량의 업무 특성상 ABS와 에어백은 집배원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양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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