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은 임원을 달 수 있을까. 직원 1만명 중 82명만 가능하다.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는 11일 상장사 매출 상위 100대 기업(2024년 별도 기준)을 대상으로 ‘임원 1명당 직원 수’를 분석한 결과, 올해 임원 승진 확률이 0.82%에 그쳤다고 밝혔다. 임원 1명이 평균 122명의 직원을 거느린 셈으로, 직원 1만명 중 82명만 임원이 되는 구조다. 이번 조사에서는 사내·사외이사 등 통상 사장단이나 이사회에 등기된 경영진을 제외하고, 실제 현업 조직을 운영하는 미등기임원만을 대상으로 했다.
지난해에는 임원 1인당 직원이 119명이었는데 올해는 122.5명으로 늘었다. 임원 승진 확률도 지난해 0.84%에서 0.02%포인트(p) 낮아졌다. 2011년 0.95%와 비교하면 13년 새 0.11%p 하락했다. 직원 수는 꾸준히 늘지만 임원 자리는 오히려 줄면서 ‘승진 피라미드’가 한층 더 뾰족해졌다는 분석이다.
100대 기업 가운데 임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의 임원 1명당 직원 수는 2014년 80.7명에서 올해 117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임원 승진 확률은 1.24%에서 0.85%로 떨어졌다. CXO연구소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 대부분에서 임원에 오를 기회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증권업이 직원 38.9명당 임원 1명꼴로, 승진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 이어 무역(53.7명), 보험(75.8명), 석유화학(76.1명), 식품(97.3명), 건설(98.1명) 업종 순으로, 이들 업종의 임원 비율은 1%를 넘었다. 반면 정보통신(102.5명), 금속철강(114.7명), 전기전자(136.6명), 운송(140.3명), 자동차(147.1명), 조선중공업(166.2명), 에너지(188.2명) 업종은 임원 한 명당 직원 수가 100명을 훌쩍 넘었다.
유통업은 승진 문턱이 가장 높았다. 직원 330.5명당 임원 1명꼴로, 100대 기업 중에서도 임원 비율이 가장 낮았다. CXO연구소는 “유통업의 경우 매장 인력이 많아 일반 직원 대비 임원 비중이 작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마트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직원은 2만3660명, 미등기임원은 31명으로 직원 763명당 임원 1명꼴이었다. 임원 승진 확률은 0.13%에 불과했다.
오일선 CXO연구소장은 “국내 대기업 임원의 평균 재임 기간은 2년 남짓이고, 세대교체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며 “정년 65세 연장이 현실화할 경우 인건비 부담과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임원 자리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대기업 직원들에게는 승진 경쟁보다 전문 분야 역량을 쌓는 것이 중장기 생존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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