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그룹 구광모 회장이 올초 '골든타임'을 강조한 뒤 첫 정기 인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안정을 택했지만,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을 감안하면 올해는 변화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12월 초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최근 주요 그룹들이 인사 일정을 앞당기는 추세를 보이면서 LG도 비슷한 흐름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평년보다 한 달 빠른 사장단 인사를 이미 마쳤고, 삼성전자는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격상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사장단 인사도 예년보다 빠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LG그룹은 지난달 23일 사업보고회를 시작으로 계열사별 실적 점검에 들어갔다. 예년 인사 시점이 11월 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같은 시기에 인사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관심은 '부회장단 변화'에 쏠린다. 현재 LG는 권봉석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 부회장 등 2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2018년 당시만 해도 부회장단은 6명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슬림화됐다. 2022년 이후에는 새로운 부회장 승진자도 나오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단 교체나 신규 승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조 사장은 권봉석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전자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매출 확대와 함께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비중을 높였다. 정 사장은 LG이노텍에 이어 LG디스플레이를 맡으며 '정철동 매직'으로 불릴 만큼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 탈출이 유력하다.
사장단 교체 여부도 주목된다. 구광모 체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지난해 말 인사였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이 새 수장을 맞았다. 그러나 올해는 대부분의 주요 계열사가 부진한 실적을 냈다. LG전자·LG이노텍·LG생활건강·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했고, LG화학은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3분기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고, LG전자는 4분기 자회사 LG이노텍을 제외하면 별도 기준 적자가 예상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덕에 분기 실적이 개선됐지만, 본업인 석유화학 부문은 중국발 저가 공세에 직면해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주요 계열사들의 희망퇴직이 잇따르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올해 초 사장단 회의에서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며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위기 인식의 연장선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안정'보다 '쇄신'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일부 계열사는 인사 폭풍을 비켜갈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홍범식 대표가 취임한 지 1년이 채 안 됐고, LG생활건강은 지난 9월 이선주 사장이 새로 선임된 만큼 당장 교체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의 인사는 늘 예측이 어렵지만, 이번에는 미래 준비를 위한 변화의 필요성이 커 보인다"며 "구광모 회장이 강조한 '골든타임' 발언이 실제로 이어질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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