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6일 열린 4국을 끝으로 1라운드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이제 2라운드는 장소를 부산으로 옮겨 11월21일부터 11월25일까지 진행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1라운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신라면배 1라운드를 결산했다.
■나란히 2승1패, 팽팽했던 한·중
한국과 중국은 1라운드에서 나란히 2승1패를 기록하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포문은 한국이 먼저 열었다. 14번째 도전 끝에 신라면배에 데뷔한 한국 랭킹 6위 이지현 9단이 1번 주자로 나서 중국의 리친청 9단을 잡고 감격의 ‘데뷔승’을 따낸데 이어 2국에서 일본의 후쿠오카 고타로 7단마저 제압하며 2연승을 달렸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국에서 중국의 2번 주자 탄샤오 9단이 2연승을 달리던 이지현을 상대로 불리하던 바둑을 뒤집고 역전승을 따낸데 이어 4국에서는 일본의 2번 주자 쉬자위안 9단마저 완파하고 2연승을 질주했다.

■홀로 2패, 우울했던 일본
반면 일본은 1~2번 주자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일본 바둑의 미래 중 한 명인 후쿠오카는 이지현에게 힘 한 번 쓰지 못했으며, 뒤를 이은 쉬자위안도 탄샤오에게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일본은 2007년 7회 대회 우승 이후 농심신라면배에서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한국과 중국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그 성장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탓에 격차가 커진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해에도 1라운드에서 2패를 기록했다. 일본이 2개 대회 연속으로 1라운드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10회 대회부터 15회 대회까지 6회 연속으로 기록한 이후 12년 만이다.

■분수령이 될 2라운드, 한·중·일 모두 승부는 지금부터
11월21일 강동윤 9단과 탄샤오의 5국으로 막을 열리는 부산에서의 2라운드는 신라면배 우승 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은 이지현이 탈락했지만 강동윤(4위), 안성준(5위), 박정환(2위), 신진서(1위) 등 한국 상위 랭커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특히 신라면배 18연승을 질주 중인 신진서의 존재는 한국에 더할 나위 없는 힘을 안겨준다.
중국 역시 베테랑 탄샤오에 신예 왕싱하오 9단, 그리고 춘란배에서 신진서와 박정환을 연파하고 우승했던 양카이원 9단과 중국 1위 딩하오 9단이 건재하다.
1라운드에서 2패로 체면을 구긴 일본도 본격적인 승수 사냥에 나선다. 현 일본 바둑의 ‘빅3’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맏형’ 이야마 유타 9단에 ‘2인자’ 시바노 도라마루 9단, 그리고 응씨배 우승과 LG배 결승에도 올라있는 일본 최강자 이치리키 료 9단이 버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