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연기관 시대 강자였던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전통 완성차가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 ASSB) 전기차 실증 테스트에 돌입했다.
2027년과 2028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빠른 기술 검증으로 양산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려는 완성차간 주도권 경쟁이다.
BMW는 미국 솔리드파워와 협력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i7 테스트카에 탑재, 이달부터 독일 뮌헨에서 주행 테스트를 개시했다. BMW와 솔리드파워는 2022년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왔다.
i7 테스트카에 탑재된 전고체 배터리는 Gen5 구조(모듈 내 각형 셀)와 솔리드파워의 전고체 배터리 셀을 통합하기 위한 모듈 콘셉트를 적용했다. 실제 차량 주행 테스트를 통해 셀 팽창 관리와 작동 압력, 온도 조절 등을 연구한다.
BMW는 뮌헨 인근 파르스도르프에 설립한 셀 제조 역량 센터(CCMC)에 파일럿 라인을 구축, 전고체 배터리를 시험 생산할 계획이다.
BMW는 “배터리 셀 기술 혁신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구현하도록 다양한 기업과 스타트업, 대학 등 300개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다”며 “솔리드파워와의 협력은 업계의 선도적 파트너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혁신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앞서 벤츠는 올해 2월부터 미국 팩토리얼에너지와 프로토타입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의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에 돌입했다. EQS 기반의 전고체 배터리 테스트 차량은 동일한 무게와 크기의 기존 EQS 전기차보다 최대 25% 늘어난 1000㎞(620마일) 이상의 주행 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츠와 팩토리얼에너지는 2021년 기술 제휴를 맺었다. 팩토리얼에너지는 지난해 여름 독점 기술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셀을 벤츠에 공급했다.
마르쿠스 셰퍼 벤츠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첫번째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는 안전하고 가볍고 효율적이며 긴 주행 거리를 갖췄다”며 “전고체 기술은 높은 에너지 밀도와 무게 감소를 의미하며, 주행 효율성과 안전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요타와 닛산, 스현대차 등도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과 생산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토요타는 일본 석유화학 기업 이데미츠코산과 협업해 2027~2028년 출시할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다는 목표다. 닛산은 올해 가동을 목표로 요코하마 공장에 100㎿(메가와트) 규모의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건설 중이다.
현대차 역시 올해 의왕연구소에 전고체 배터리를 시험 생산할 수 있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양산을 위한 기술 내재화를 가속하고 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