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에 돌입한 것을 두고 국민 67%는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1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13~14일 이틀 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67%가 이같이 답변했다. 이는 "동의하지 않는다"(21.5%)는 의견의 세 배가 넘는 수치다.
최근 홈플러스의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조주연 대표이사 등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에 선을 그었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알 수 있듯 이는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지는 인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오는 18일 열리는 홈플러스 사태 관련 국회 정무위 긴급 현안 질의에 "업무상 출장"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후 투자금 회수로 경영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에서 10년간 받은 거 0원"이고, 김 부회장은 "MBK는 홈플러스에 3조2000억원을 투자한 주주"라면서 "회생절차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하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홈플러스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음에도 아무런 자구책 없이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한 MBK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비판도 고조됐다.
조사 결과에서 제대로 된 자구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무려 70%에 달했다. 홈플러스 경영진과 대주주 MBK파트너스 측은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위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했다는 입장이지만, 자구노력 없이 부담을 채권자와 협력사, 노동자 등 남에게 떠넘기는 기습적인 회생신청이라는 측면에 국민 상당수가 공감했다.
경영 실패 원인에는 빚(부채)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이를 기업이 갚도록 하는 무리한 차입매수 방식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56%를 넘었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비효율적인 점포를 줄인 다른 유통업체들과 달리 대주주인 MBK 측이 장사가 잘 되고 입지가 좋은 알짜점포를 매각해 빚 상환과 원금 회수에만 몰두하면서 기업경쟁력을 훼손시킨 것이 핵심 원인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경영 실패의 원인으로 전문성이 부족한 MBK인사들이 다수 경영진에 포진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홈플러스는 지난 1년간 다른 국내 경쟁 마트 대비 성장세가 높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