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2023년 주가 폭락 사태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그룹 회장에서 물러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다우데이타와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 연임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익래 전 회장은 2023년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다우데이타 주가가 폭락하기 직전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605억 원에 매도했다. 이 때문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폭락 전 주식을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김 전 회장은 2023년 5월 기자회견을 열고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한 그룹의 회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 드린다”며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매각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지난해 5월 김익래 전 회장을 불기소하기로 결정했다. 김 전 회장이 2023년 1월부터 주식 매각을 검토했고, 키움증권으로부터 주식 관련 정보를 제공받은 사실도 확인되지 않아서다.
김익래 전 회장은 다우키움그룹 회장에서는 사퇴했지만 계열사인 다우데이타와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는 유지했다. 다우데이타는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회사다. 다우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진다.
김익래 전 회장이 다우데이타와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물러나겠다고 한 적은 없다. 하지만 다우데이타 이사회에 참여하면 키움증권에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우키움그룹 회장에서 사퇴한 것이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익래 전 회장의 다우데이타와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 임기는 2025년 3월 30일, 3월 21일까지다. 재계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면 신임 기타비상무이사가 선임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다우데이타는 오는 28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김익래 전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안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우데이타 이사회는 김익래 전 회장 재선임 이유를 “금융 및 IT 산업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우데이타 대표이사 및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회사 운영 전반에서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조직의 안정성과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며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전략적 의사 결정 및 경영 방향 설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우데이타 주주는 △이머니 31.56% △김익래 전 회장 23.01%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김익래 전 회장 장남) 6.5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머니 최대주주는 김동준 대표다. 김익래 전 회장 일가가 다우데이타 주식 과반 이상을 갖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다우데이타 주주총회에서 김익래 전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인도 오는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김익래 전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사람인 이사회는 김익래 전 회장 재선임 이유에 대해 “회사의 전반적 경영 상황에 다양한 의견을 제공해 회사의 성과를 제고하는 데 기여했다”며 “이러한 탁월한 사업에 대한 안목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가치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돼 추천한다”고 밝혔다.
사람인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2.59%의 다우기술, 2대 주주는 지분율 6.24%의 다우데이타다. 김익래 전 회장과 키움증권도 사람인 지분을 각각 3.10%, 2.91% 갖고 있다. 지분 구조를 감안했을 때 김익래 전 회장이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를 연임하는 것에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김익래 전 회장이 다우데이타와 사람인 기타비상무이사 연임에 성공하면 다우키움그룹에 미치는 영향력도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비즈한국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키움증권과 사람인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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