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 토즈(Tod’s)가 올가을과 겨울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품군인 슈즈와 백을 시작으로 남녀 모두를 위한 레디투웨어(기성복) 컬렉션까지 아우르며 특유의 장인정신과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한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가죽에 캐시미어의 부드러움을 입히다
2023년 부임해 남녀 컬렉션 전체를 이끄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테오 탐부리니는 토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가죽 소재를 탁월하게 다루며 이번 시즌 컬렉션의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그는 봄버 재킷(짧은 길이의 항공 재킷), 셔츠 재킷 등 클래식한 남성복 아이템에 부드러운 가죽을 적용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사용된 가죽은 지난 몇 시즌 토즈가 주목해 온 ‘파시미(Pashmy)’다. 최고급 캐시미어를 뜻하는 파시미나(Pashmina)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이 소재는 이름처럼 캐시미어의 고급스러움과 섬세함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부드럽고 가벼운 촉감을 구현하기 위해 토즈의 장인들은 송아지∙염소∙양 등 가축에서 얻어낸 원재료를 직접 선별한다.

소재 자체의 우수성뿐 아니라 장인의 손맛과 첨단 기술 역시 파시미의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장인들은 이중 염색 공정을 통해 가죽의 색감을 선명하고 생기 있게 만들어내며, 그 결과 파시미의 질감은 텍스타일(원단)처럼 부드럽고 유연하다. 또한 특수 태닝 처리를 통해 별도의 추가 가공 없이도 발수∙방수 기능을 갖춰 실용성까지 확보했다.

토즈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파시미 가죽은 처음에는 가방, 슈즈를 포함한 남성 컬렉션에만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재킷∙코트 등 여성용 레디투웨어 제품에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는 현재 ‘파시미 프로젝트’를 전개하며, 최고급 소재에 대한 집념과 비교 불가능한 장인정신,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이탈리안 라이프스타일을 전 세계 고객에게 전하고 있다.

고미노에 이은 슈즈 아이콘 탄생
파시미 컬렉션과 더불어 이번 시즌 주목해야 할 제품은 남성용으로 선보이는 ‘레드 닷(Red Dot)’ 스니커즈 컬렉션이다. 뒤꿈치 부분의 아웃솔(밑창)에 붉은색 점(페블 장식) 하나를 더한 디자인으로 기존 토즈의 슈즈와 차별화를 준 제품이다. 토즈 측은 “이 점이 브랜드의 중심 또는 심장을 상징한다”며 “이탈리아의 장인정신과 최고급 품질, 유구한 역사와 혁신 등 브랜드를 이루는 다양한 요소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레드 닷 스니커즈에 사용된 페블 장식은 오랜 시간 토즈를 대표해 온 아이콘인 고미노 슈즈 밑창에서 영감을 받았다. 고미노는 운전 시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제작된 드라이빙 슈즈로 1970년대 후반 처음 등장했다. 30여 개의 가죽 조각을 재단하고 박음질한 뒤, 130여 개의 고무 페블(양발 기준)로 이뤄진 아웃솔을 덧대 완성한 독보적 디자인은 토즈의 이름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도톰한 아웃솔을 사용해 쿠션감과 지지력을 동시에 구현한 레드 닷 스니커즈 컬렉션은 견고한 송아지 가죽부터 앞서 소개한 파시미 스웨이드 가죽까지 다채로운 소재를 활용해 제작됐다.

디자인도 다양하다. 여느 운동화처럼 끈을 묶어 신는 레이스업, 발등에 탄성이 있는 드로스트링을 적용한 엘라스틱 레이스, 클래식한 페니 로퍼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포티 로퍼 등으로 선보이며, 토즈 특유의 세련된 감각과 슈즈 브랜드로서의 전문성을 동시에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