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러 그랬을까, 우연일까.
남자골프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15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퀘일 할로 클럽(파71)에서 열린 제107회 PGA 챔피언십 연습라운드에 오렌지색 셔츠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그가 입은 옷이 화제가 되지는 아니지만 이날 셔츠의 색깔은 작년 PGA 챔피언십에서 벌어진 체포 사건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큰 화제가 됐다.
셰플러는 지난해 PGA 챔피언십 둘째날 새벽에 골프장으로 진입하다가 경찰에 체포돼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머그샷을 찍고 3시간여 만에 풀려났다. 그는 경찰관의 옷을 찢어지게 했다는 등의 중범죄 1건과 경범죄 3건으로 기소됐으나 나중에 전부 기각됐다.
셰플러가 이 시점에 오렌지 색을 입고 나오자 일부에서는 그가 악몽과도 같았던 1년전 사건을 앞두고 약간의 재미를 더해 즐기고 있는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그의 모교 텍사스대의 상징이 주황색이라는 사실도 부각됐지만 체포 사건후 그가 대회에서 오렌지색을 입고 나선게 처음이기에 단순한 우연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년전 셰플러는 경찰에 체포됐다가 티오프 시간 약 50여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해 제대로 몸을 풀지도 못하고 나가 5언더파 66타를 치며 우승경쟁에 뛰어들었고, 결국 공동 8위로 마쳤다. 셰플러가 중범죄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은 ‘스코티를 풀어줘’라는 문구와 그의 머그샷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그를 응원했고, 심지어 어떤 팬은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셰플러가 실제로 그 머그샷을 떠올리며 의도적으로 이날 상의 색깔을 골라 입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사진이 SNS에 퍼지자마자 팬들 사이에서는 크게 화제가 됐다.
한 팬은 “이번 주는 스코티가 5타 차로 우승할 듯”이라고 했고, 다른 팬들은 “잘했다”, “이건 진짜 최고다”는 등의 반응으로 셰플러가 지난해 사건의 트라우마를 씻고 위트로 받아넘기고 있다는데 호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