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회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 예정 시각이 다가올수록 세미나실은 패널, 기자, 일반인 등으로 점점 붐볐다. 일부는 서로 명함을 주고 받으며 가벼운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스태프들은 원할한 행사 진행을 위해 시스템들을 점검했다.
토론회가 시작됐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앉아있어야 할 자리는 비어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국회의원이 도착했다. 그는 허겁지겁 앉아 몇 마디 하더니 바로 떠났다. 패널들의 토론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가장 늦게 와 가장 빨리 떠났다.
국회의원은 입법권, 예산 의결권 등 민주주의를 지탱하기 위한 여러 권한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권한의 수행은 민의에 기초해 이뤄진다. 그렇기에 민의를 파악하는 것만큼 국회의원에게 중요한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토론회를 주최하시는 국회의원들에게 토론회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묻고 싶다. 토론회는 민의를 본인이 직접 파악할 수 있는 자리 아닌가? 그러면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연히 그 자리에 처음부터 끝까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국회의원들이 토론회 개최를 지역구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정량적 홍보수단 정도로만 여기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심이 든다.
올해부턴 최소한 본인들이 주최하는 토론회나 세미나엔 끝까지 자리를 지켜 민의를 파악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져, 인사말만 전하고 툭 빠지는 행태가 더 이상 보이지 않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