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 20여명이 지난 24일 설 연휴 귀성 인사차 서울역을 찾았다. 이들이 다가오자 “불편하게 하지 말고 가라”거나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항의하는 시민들이 있었고, 자리를 피하는 이도 있었다. 시민들의 반발에 귀성 인사는 20분도 안 돼 끝났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25일 설 명절 인사 메시지에서 “국민 여러분의 평온한 일상을 돌려드리겠다”며 “피땀으로 일궈온 대한민국을 굳건히 지키고, 국가의 안정을 되찾겠다”고 했다. 지금 시민의 일상 회복을 막고, 나라 위기를 심화하는 것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그를 비호하는 국민의힘이다. 평온한 일상 복귀 약속과 윤석열 비호는 언행 불일치일 뿐이다.
국민의힘은 12·3 내란 사태 후 이율배반적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사과했지만, 당은 윤석열 탄핵을 당론으로 반대했다. 당 소속 의원들은 아예 공수처·경찰의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고 한남동 관저로 몰려가 인간띠를 두르기도 했다. 윤석열 극렬 지지자들의 1·19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에도, 말로는 “모든 폭력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도 시위대에 일방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계엄 이전에는 ‘부정선거는 없다’고 하더니, 윤석열의 망상에 빠진 부정선거 주장에는 입을 닫고 있다. 그러면서 검찰을 향해서도 ‘불구속 석방’을 주장했다. 위헌적 비상계엄, 폭력시위, 부정선거가 잘못됐다면서도, “다만”이라고 토를 달고 끝까지 윤석열을 비호해온 것이다. 권 위원장이 “거대 야당에 줄 선 수사기관, 권력의 눈치를 보는 비겁한 사법부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장본인”이라고 ‘남 탓’을 했지만, 시종일관 사법시스템을 뿌리부터 흔드는 것은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에서 1위를 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가 나오자, 고무된 분위기다. 윤석열과 계엄 가담자들은 반성 없이 뻔뻔한 언행으로 국민의 속을 뒤집어놓는데도, 분명한 보수 결집(과표집)으로 지지율이 좀 올랐다고 희희낙락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야의 지지층 결집과 달리 중도층은 여전히 윤석열 탄핵과 정권 교체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번 설은 어느 때보다도 우울하다. 경제와 민생은 나아질 기미가 없는데, 내란으로 인한 국가 혼란은 이어지고 있다. 국정 혼돈을 수습하고 경제 회복에 매진해야 할 시기에,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감싸는 데만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위헌적 계엄·내란 사태가 진보·보수로 갈려야 하는가. 국민의힘은 민심과 엇갈 때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