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보다 행동이 빠른 공직자
제48회 청백봉사상 대상을 받은 제주특별자치도 노인복지과 김미순(59·5급)노인요양팀장은 지역사회에서 ‘말보다 행동이 빠른 공직자’로 통한다. 동료 직원이 아이디어를 내면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이 실천 방안까지 곧바로 내놓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늘 업무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니 아이디어는 물론 실천 방법도 금방 떠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87년 공직에 입문한 그는 복지 분야에서 두드러진 업무 성과를 냈다. 그는 노인일자리 사업으로 2009년 초등학교 ‘실버선생님’ 과 ‘금융안내도우미’를 도입했다. 실버선생님은 은퇴한 초등학교 교사가 학교에 찾아가 예절·인성 교육 등을 한다.
노인·보육·재외국민 등 복지 사각지대 찾아
또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재외국민이 임시 거주비용을 받도록 도움을 줬다. 지역 봉사단체인 애월읍사랑의삼고리지원위원회에 제안해 주거 비용을 주도록 했다. 또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일환으로 인공지능(AI) 케어콜 시범사업, AI 공감형 말벗 로봇 보급사업을 추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 제주도 재산 가운데 빈 곳을 찾아내 공립어린이집을 설립했다. 김 팀장 노력으로 제주지역 공공 어린이집은 현재 81곳으로 늘었다.
이와 함께 김 팀장은 ‘자원봉사여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올해 상반기까지 426 차례에 걸쳐 1380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했다. 그는 2006년 초등학교 1학년생인 아들 양혁준(27)과 사회복지시설에 봉사활동을 간 것을 계기로 19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이후 ‘초롱이 가족 봉사단’을 만들어 매달 한차례 이상 복지시설을 찾는다. 초롱이는 김 팀장 반려견 이름이다. 김 팀장은 “복지시설에 가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직접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 영향을 받은 아들 양씨는 대학 전공도 초등학교 특수교육과를 선택했다. 어릴 적부터 해오던 봉사활동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서다.
“오랜 기간 인연 맺다 보니 가족 같아”
김 팀장은 지난 15일에도 과자 등 간식을 사 들고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창암재활원을 찾았다. 뇌병변장애 등 중증장애인 40여명이 재활치료를 받는 시설이다. 김 팀장은 장애인과 간식을 나눠 먹고 함께 산책했다. 또 화장실 등 시설 곳곳을 청소했다. 이곳에 있는 장애인은 김 팀장을 ‘엄마’ ‘선생님’ 등으로 불렀다. 김 팀장은 “오랜 기간 인연을 맺다 보니 장애인들이 가족이 된 것 같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는 2017년부터 백혈병 소아암 어린이를 위한 모발 기부도 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약 3년을 기른 25cm의 모발을 기부했다. 김 팀장은 건강한 모발 기부를 위해 2010년 초반부터 파마나 염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김 팀장은 “37년간 공직생활을 하며 좋은 선후배를 만나 많이 배웠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언제든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