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세군이 연말 거리에서 자선냄비 모금 활동만 하는 자선단체가 아닙니다. 어려운 이웃과 늘 함께하고 고난의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군대입니다.”
김병윤 구세군 한국군국 사령관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연말이 되면 거리에서 자선냄비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데 그 종소리 너머에는 365일 멈추지 않는 구세군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865년 영국에서 창립된 구세군은 국제적인 기독교(개신교) 교단으로 전 세계 134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08년 활동을 시작했다. 구세군은 ‘세상을 구원하는 군대’라는 뜻이어서 조직 내 명칭도 군대식으로 사령관·사관·병사 등으로 칭한다. 지난해 11월 제27대 한국군국 사령관으로 취임한 김 사령관은 2005년 사관으로 임관한 뒤 25년째 구세군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구세군은 연말 자선냄비 모금 활동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전국 200여 개 교회와 함께 양로원·복지관·쉼터 등 100여 개의 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취약 계층의 삶을 보듬고 있다. 김 사령관은 “아동 심장병 수술 지원, 노숙인·미혼모·독거노인 돌봄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위한 사업을 24시간, 365일 진행하고 있다”며 “집중호우·화재·산불 등 재난 구호 활동도 구세군의 주요 역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령관으로 취임하면서 ‘공감·감동·동참’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이웃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해결할 방법을 함께 찾고 이를 통해 감동을 주고 모두가 함께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구세군 사역의 기반을 완성하는 것이라는 철학이다.

김 사령관에게 가장 긴장되는 시기는 겨울이다. 한파·재난·생활고가 동시에 심화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가 현장에서 느끼는 시급한 과제는 긴급 지원의 신속성, 지속 가능한 복지 구조, 투명한 기부 집행 등이다. 김 사령관은 “한파와 재난 상황에서는 생존 위협을 받는 취약 계층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데 이런 긴급 구호는 민관 협력이 핵심”이라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일회성 지원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돌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취임 후 투명한 후원금 집행과 관리를 위해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스마트 기부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스템 도입으로 기부 편의성이 향상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투명한 기부금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그는 “공감·감동·동참의 정신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 국민들이 함께하면 긴급 구호는 물론 지속 가능한 돌봄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쉽게 구세군 활동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묻자 김 사령관은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이웃에 대한 관심”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선냄비 종을 울리며 나눔을 안내하는 케틀 메이트 봉사,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 직접 기부, 생활용품 기증, 산타트리오 캠페인(선물 기부·포장·전달 산타) 등에 다양한 참여 방식이 있다”며 “특히 NFC 기반 스마트 기부는 언제 어디서나 참여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사회복지 현장은 정서적·신체적으로 매우 힘든 영역이다. 이에 김 사령관은 사명감과 헌신을 유지할 수 있는 구세군 조직을 만들기 위해 구성원 돌봄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기 티타임, 교육 지원, 업무 환경 개선, 정서 안정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고 자신이 한 일이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를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적 성과 사례도 공유한다. 그는 “이웃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작은 실천으로 이어질 때 우리는 함께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다”며 “우리 모두의 작은 관심과 참여 하나하나가 모여 큰 희망의 빛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 구세군의 모든 활동은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가능했다”면서 “올겨울도 많은 분들의 따뜻한 참여로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