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현역 군장교 겸직 관료직 10개서 14개로 늘렸다

2025-03-21

인도네시아 의회가 군법을 개정해 군인 신분으로 겸직할 수 있는 관료직을 확대했다.

20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법 개정에 따라 현역 군 장교가 일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은 현재 10개에서 14개로 늘어난다. 새로 추가된 기관은 법무부와 재난대응청, 테러방지청, 해상보안청 등이다.

그들의 임명은 정부 기관의 요청과 행정 규정에 따른다. 허가된 14개 직위 외의 민간 정부 기관에서 일하려는 장교는 여전히 군 복무에서 사임하거나 은퇴해야 한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는 수하르토 독재 정권 시절처럼 군부 통치 체제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으로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수 있다며 반발했다.

수하르토 정권(1968∼1998년) 시절 인도네시아 군부는 단순한 국방 역할을 넘어 정치, 경제, 행정 전반을 통제했다. 군 장교들은 전역하지 않고 국회의원, 주지사, 시장, 국영기업 대표직을 겸직하며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심지어 경찰마저 군의 한 조직으로 운영됐다.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74)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군인 출신 수하르토 대통령의 사위이자 군 최고 실세였다. 1997년 7월 아시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인도네시아 루피화 폭락, 실업률 증가, 물가 폭등으로 민심이 급격히 악화했다.

1998년 극심해진 경제위기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결국 수하르토 대통령은 32년만에 퇴진했다. 1999년 인도네시아 역사상 첫 민주적인 총선이 실시되면서 군부독재에서 벗어나 민주주의가 정착됐다.

수하르토 정권 퇴진 후 인도네시아는 민주화를 거치며 군법을 개정, 국방부와 국가정보국, 국가 마약국 등 안보나 치안, 국방 관련 직책에서만 군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이자 수하르토 정권에서 군부 세력 핵심이었던 프라보워가 대통령이 되면서 군인들이 맡을 수 있는 관료직을 늘린 것이다.

시민사회는 법안 개정에 즉각 반대하고 나섰다. 일부 시민들은 인도네시아 의회로 몰려가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 취임 이후 군의 역할이 다방면으로 확대되면서 군부독재 시절로의 회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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