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라이프가 업계 '재무통'으로 꼽히는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그룹재무부문담당 부사장을 차기 대표 후보로 낙점했다. 이영종 대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지만 그룹의 임기 관행과 내부통제 리스크에 가로막혀 물러나게 됐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신한금융그룹 자회사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신한라이프 신임 사장 후보로 천 부사장을 신규 추천했다. 1969년생인 그는 1994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대림중앙지점장 등을 거쳐 신한카드 글로벌사업본부장, 신한금융지주 본부장 등을 맡았다.
신한금융은 천 후보에 대해 지주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장기간 담당하며 그룹 사업라인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데다 재무회계·전문성이 뛰어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신한라이프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하며 이사진과 임직원들로부터 호평을 얻은 부분에서 높은 신임을 드러냈다.
자경위 관계자는 "이영종 사장이 외형적으로 양호한 성과와 성장세를 이끌어왔지만,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타이밍"이라며 "천상영 후보가 재무 및 경영관리 분야의 전문성을 살려 신한라이프를 보다 탄탄한 회사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 후보는 내년 신한라이프가 마주할 수 있는 재무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방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설될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 비율을 비롯해 국제회계기준(IFRS17)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변경 등 굵직한 제도 변화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산부채관리(ALM) 효율화에도 기여해 자본적정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에 업계는 천 후보가 내년에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145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주계 생보사 중 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신한라이프가 유일했다.
다만 이영종 대표는 견조한 실적에도 추가 연임에 실패했다. 앞서 이 대표가 한 차례 연임을 거쳐 3년(2+1) 임기를 채운 만큼 추가 연임에 대한 명분이 떨어졌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여기에 내부통제 부실 등 리스크 누적도 연임 무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7월 정기검사 결과를 통해 신한라이프의 내부통제 미흡 사항을 대거 적발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신한라이프가 고객으로부터 보험금에 가산이자율을 적용하지 않아 고객에게 이를 과소지급한 점, 장해 상태임에도 보험료 납입면제를 처리하지 않아 보험료를 과다 수령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이에 신한라이프에 기관주의를 포함해 총 1억3800만원의 과징금·과태료를 부과하고 내부통제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천 후보는 자격요건 및 적합성 여부 등에 대한 검증을 거쳐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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