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2기 "AX·고객 신뢰가 핵심"…초일류 신한으로 거듭난다

2025-12-04

신한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으로 선정된 진옥동 회장이 4일 “1기 때 가장 강조했던 손익계산서(PL) 중심 경영에서 대차대조표(밸런스 시트) 중심의 경영을 해야 한다”며 “신한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밸런스 시트가 더 튼튼해야 하고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양자, 그다음은 또 인공지능(AI)의 월드 모델 등 다양한 얘기가 나온다”며 “이런 요소가 금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경영인이 한발 앞서서 미래의 모습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신한금융그룹이 지금까지의 수익 중심 경영에서 한 발 나아가 질적 성장으로 탈바꿈하고 AI와 스테이블코인 같은 미래 대응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신한금융은 10월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룹 내 ‘AX·디지털 부문’을 신설하며 전사적인 AI 전환(AX)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 업무 효율화부터 고객 접점 서비스까지 전방위적으로 AI를 적용하고 금융 경쟁력을 강화해 ‘AI 금융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진옥동 2기’에서는 이 같은 정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내부통제와 신뢰의 중요성 또한 강조했다. 그는 “내부통제는 의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직원)을 지켜주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많은 사고들을 보면 동료들이 조금만 더 견제를 해줬다면 그 길로 빠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남는다”고 언급했다.

신한금융 회장추천후보위원회는 이날 진 회장이 거둔 성과와 미래 비전에 높은 점수를 부여해 최종 후보로 낙점했다고 밝혔다. 곽수근 신한금융 회추위원장은 “(진 회장은)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과 도덕성, 업무 전문성 등을 두루 갖췄다”며 “재무적 성과를 넘어서 디지털 및 글로벌 등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가치를 한 단계 레벨업시킨 점, 차별적 내부통제 문화를 확립함으로써 내실 경영을 강화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진 회장의 첫 임기 내에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뒀다. 진 회장 취임 전인 2022년 말 675조 8842억 원이던 신한금융의 연결 기준 총자산은 올 9월 말 782조 9403억 원으로 늘었다. 순익도 견조하다. 신한금융이 올 들어 3분기까지 거둔 순이익은 4조 4609억 원으로 동기 기준 역대 최대다. 올해 ‘5조 클럽’ 가입 또한 눈앞에 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진 회장 취임 이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지역 수익이 커진 점도 주목한다. 신한금융은 올 3분기까지 글로벌 사업에서 7630억 원의 순이익을 냈으며 연간 기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첨단산업 지원과 모험자본 투자에도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이날 “내년도 가장 큰 어젠다는 자본시장일 것”이라며 “정부에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굉장히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고 한국의 자본시장이 지금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이것이 증권회사 등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됐는지 이 부분도 자문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첨단 기업에 대한 투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5년간 최소 93조 원에서 최대 98조 원을 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비롯해 기후와 에너지·인프라·K콘텐츠·K식품 등에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추가로 그룹 자체적으로 10조~15조 원의 별도 투자 자금을 조성해 정부가 추진 중인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다.

내부 혁신 작업 역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진 회장의 경영철학이 일등보다 일류를 지향하고 있어 앞으로 신한의 질적 성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특히 40년 전 창업 당시의 초심을 찾겠다고 공언한 만큼 관료화된 조직 문화를 바꾸고 혁신의 고삐를 죄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진 회장은 이날 최종 면접 전 “지난 3년에 대해 평가하고 신한금융이 앞으로 50년, 100년을 이어가기 위해서 어떤 게 필요한지, 제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하겠다”며 “신한이 40년 전 창업했을 때의 초심을 어떻게 찾아갈 것인가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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