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혈액암 같아요”… 의사가 못 잡아낸 '림프종' 챗GPT가 잡았다

2025-04-27

프랑스의 한 여성이 의사들도 잡아내지 못 한 혈액암을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통해 진단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27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는 여성 마를린 가른라이터(27) 지난해 초 밤마다 식은땀이 나고 피부가 간지러운 이상 증세를 느꼈다.

당시 마를린은 아버지 빅터가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불안과 슬픔으로 몸에 이상이 온 것이라고 여겼다. 병원을 찾았을 때에도 의사는 그의 몸이 완벽하게 정상이라며 건강에는 이상이 없다고 진단할 뿐이었다.

문득 마를린은 챗GPT가 자신의 증상을 듣고 어떤 답을 내릴 지 궁금해졌다. 그러자 챗GPT는 '혈액암이 의심된다'는 답변을 내놨다. 친구들은 그 결과를 듣고 '진짜 의사한테만 상담을 받으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건강검진 결과가 정상적이었음에도 마를린의 이상 증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이 증상은 수개월간 이어졌으며 나중에는 체중이 감소하고 가슴의 통증과 심각한 피로감까지 느꼈다.

결국 올해 1월 마를린은 다시 병원을 찾았고 왼쪽 폐에 '큰 덩어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조직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호지킨 림프종'이라는 악성 종양이었다. 림프조직에서 발생하는 혈액암의 일종이다. 챗GPT가 의사보다 1년 먼저 마를린의 이상 증상을 알아본 것이다.

다행힌 것은 호지킨 림프종은 혈액암 가운데 예후가 좋은 편에 속한다는 점이다. 발견 5년 이내 생존율은 최소 81%다. 마를린은 “우리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며 증상을 느낀다면 이를 절대 무시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챗GPT가 의사보다 빠르게 병을 진단해낸 사례는 또 있다.

미국 버진아일랜드에 거주하는 로렌 배넌(40)은 지난해 2월 손가락을 움직이는 게 불편해지자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했지만, 검사 결과는 음성으로 나왔다. 그리고 같은 해 9월에는 극심한 복통에 시달렸고, 의사는 위산 역류라고 진단했다.

자신의 몸에 이상이 있다고 느낀 로렌은 자신의 증상을 챗GPT에 입력했고 '하시모토병'이 의심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시모토병(자가면역 갑상선염)은 체내 면역세포가 갑상선을 공격하면서 염증을 일으켜 갑상선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그리고 4개월 뒤 다시 병원을 찾은 로렌은 챗GPT가 의심한대로 하시모토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심지어 갑상선암으로 번져 갑상선과 목의 림프절 두 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아야 했다.

로렌은 “하시모토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피곤함이나 지친 느낌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챗GPT가 없었다면 이 증상을 의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신중하게 행동하고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의사에게 적극적으로 검사를 요청하기 바란다. (검사가) 해로울 건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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