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 규모는 ‘역대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질병관리청은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해 더 길게 유행할 것으로 보고, 10년 내 가장 심한 수준으로 유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독감은 일반 감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몸살과 고열을 동반하는데, 예방접종을 하면 증상이 훨씬 약하게 지나간다. 하지만 예방접종률은 최근 수년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인 어린이 접종률은 최근 5년간 하락세가 뚜렷하다. 2021-2022절기 71.7%였던 어린이(6개월~만13세) 접종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65.4%까지 내려왔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소폭 올라간 추세이나, 무서운 유행 기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강동윤 울산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올해 독감이 유행하는 이유로 “집단면역 약화 등 복합적인 외부요인이 작용했고, 예방접종률 저하도 하나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짚었다. 강 교수는 “젊은층이 독감으로 사망할 가능성은 낮지만, ‘위험이 낮다’는 게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하루라도 빨리 독감 예방접종을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지난 6일 강 교수와 전화·서면 인터뷰를 통해 독감 유행 원인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예방접종과 관련된 각종 오해가 어디까지 사실인지 가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독감 유행 소아·청소년이 주도하는데, 접종률은 하락세”
- 겨울이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독감 유행 기세가 무섭다. 질병청 통계를 보면 지난달 말까지 독감 의사환자(의심환자) 수가 외래환자 1000명당 13.6명으로, 1년 전(3.9명)의 3.5배 수준이다. 원인이 무엇인가.
“여러 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독감 유행은 학령기 아동·청소년이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접종률이 집단면역을 형성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독감이 2016년 이후 최고 유행세를 보이던) 올해 1월 첫 주(1주차) 상황만 되돌아 보더라도, 13~18세(177.4명)에서 가장 발생이 높았고, 7~12세(161.6명), 19~49세(129.1명) 순으로 발생하며 학령기 아동·청소년층 전파가 유행을 주도했다. 이 연령대의 낮은 접종률과 유행세가 일치했다.
그 외에는 코로나19 시기에 떨어진 집단면역력, 마스크 해제와 같은 사람들의 행동변화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올해는 A형 독감 H1N1과 H3N2가 동시에 유행하면서 피해가 커졌다.”
- 올해(2025-2026절기)부터 독감 국가예방접종사업 백신을 4가 백신(4가지 바이러스 주에 대한 면역 형성)에서 3가로 바꾼 것이 원인이 아닌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니다. 유행 중인 바이러스가 접종 대상인 3가 백신의 구성주가 ‘매우 유사하거나 동일’하다는 것이 질병청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식 발표다. 세계적으로 이번에 백신주에서 제외된 B형 야마가타 계열 바이러스가 소멸 추세여서, 3가가 표준이 되고 있다. 4가와 3가의 예방 효과는 동일하다.”
- 독감 유행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접종률 하락이다.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경험하면서 커진 백신 자체에 대한 거부감, 백신 관련 음모론의 영향이 있을까. 5년 연속 소아 접종률이 하락했다.
“코로나19 이후로 퍼진 백신에 대한 피로감, 부작용 우려, 음모론 등이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예방접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부모가 자녀 백신 접종 일부를 지연시키거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대 이상에서 접종률이 낮거나 감소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영유아는 아직 80% 초중반의 비교적 높은 접종률을 유지하나, 초등학생은 60%대, 중학생은 50% 이하로 크게 낮아졌다. 만 13세 이하 어린이 독감 백신 접종률이 54.0%(이달 10일 기준)인데, 다행히 지난해보다는 약간 증가했으나 집단면역을 형성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 소아·청소년 접종만 신경써서 하고, 청년층은 안 맞고 올해 겨울을 보내도 되지 않나. 예방접종이 부담스럽다면 그냥 병에 걸려서 자연면역을 형성하면 안 되나.
“젊은 사람이라고 해서 독감이 ‘가벼운 감기’ 수준으로 지나가지 않는다. 열이 39도 이상 나면서 1~2주간 업무 및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고, 일부는 폐렴이나 심근염 같은 합병증으로 입원하기도 한다.
또한 젊은층은 활동량이 많고 가족·직장·학교 등에서 접촉이 잦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주요 매개층이다. 설사 본인은 가볍게 앓더라도, 노인·영유아·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게 옮길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위험이 낮다’는 게 ‘필요없다’는 뜻은 아니다. 백신은 나 자신뿐 아니라, 내 주변 사람을 아프게 하지 않기 위한 배려 혹은 사랑이다.”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은 독감백신과 동일한 수준, ‘암 발생’ 연구 오류 명백”
- 독감 예방접종률까지 떨어뜨릴 정도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이 사람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을 기존의 다른 백신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가.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은 통계적으로 독감백신 등 기존 백신과 비교해보아도 ‘전체 인구집단에 대해 매우 유사한 수준’의 부작용을 보인다. 그러나 실제 접종 대상이 많고, 초기에 집중된 이상반응 감시로 인해 부작용이 더 크게 느껴졌다.
수많은 인구가 단기간 내 접종했기에 통계적으로 이상반응 사례가 더 많이 보고됐고, 사회적 관심을 받으며 초반에 이상반응 신고가 더 많아지는 ‘자극된 신고 현상’도 있었다. 또한 백신 이상반응을 전수 분석하는 등 엄격한 감시 정책의 영향도 부작용 보고가 많아지게 한 원인이 됐다. 독감백신도 해마다 수백 건의 중증 이상반응이 집계되고 있는데,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는 극히 일부다.”
- 최근 코로나19 백신이 암을 유발한다는 국내 의료진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실린 것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봐야 하나.
“저는 신뢰하지 않는다. 해당 연구의 방법적 오류가 너무 명백하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고려대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가 설명한 글과 영상을 참고했으면 한다. 정 교수는 ”연구 설계의 근본적인 결함, 백신 접종자들의 적극적인 건강 관리 행태로 인해 발생한 결과일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다“며 ”이러한 심각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극적인 결론을 제시해 불필요한 공포와 오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연구다“라고 비판했다.”
- 모든 백신의 부작용을 더 줄일 수는 없나.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맞아야 하나.
“모두에게 어떠한 부작용도 없는 백신은 불가능하다. 면역반응 자체가 ‘의도된 자극’이기 때문이다. 백신은 병원체의 일부 성분(항원)을 인체에 주입해 면역계를 활성화시키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 열, 근육통, 국소 통증 같은 경미한 염증 반응이 발생하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다.
백신 부작용으로 중증 이상반응이 생길 확률은 벼락을 맞을 확률(약 100만분의 1)과 비슷하거나 더 낮다. 반면 백신을 맞지 않고 병에 걸릴 확률은 수천~수만배 더 높다. 예를 들어, 독감으로 한 해에 수만 명이 입원하고 수백 명이 사망하지만, 독감으로 인한 백신 아나필락시스(특정 물질에 대한 급성 전신 알레르기 반응)는 100만 회 중 1~2건 수준이다. 물론 백신의 위험이 0%는 아니나, 0.0001%의 위험으로 50% 이상의 위험을 줄이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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