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교도관입니다
5화. 아들의 시신, 인수하지 않겠습니다
청년은 웃고 있었다.
일부러 안 갔어요. 군대 가느니 교도소 가는 게 낫죠.
병역법 위반.
징집을 거부해 붙잡혀 온 청년이
자신의 죄명을 말하며 활짝 웃었다.
새하얀 피부,
이제 갓 스무 살쯤 돼 보이는 얼굴이었다.
제 친구들도 군대 안 가기로 다 말 맞췄어요. 교도소에서 만나기로.
청년은 어깨를 으쓱이며 말을 이어갔다.
인터넷에 보니까 군대 밥보다 여기가 낫다던데, 맞죠?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청년의 눈빛에는 두려움이나
후회 같은 감정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 몸도 좀 만들고, 검정고시도 보고 나가려고요. 잠도 좀 푹 자고.
교도소가 누군가에겐
쉬었다 가는 곳이라니.
나도 모르게 한숨이 섞여 나왔다.
도대체 무엇이 이 청년에게
교도소를 요양시설로 보이게 만든 걸까.

며칠 뒤,
교도소 민원실에 한 부부가 찾아왔다.
잔뜩 상기된 중년 남성이
손에 쥔 서류를 책상 위에 내던졌다.
우리 아들이 지금 방에서 제대로 누울 자리도 없다면서요. 한 방에 열 명이 뭡니까, 열 명이! 이게 나라입니까? 교도소가 사람을 짐승처럼 다루는 곳입니까?
옆에 있던 여성의 눈가도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우리 애가 얼마나 예민한 줄 아세요? 그렇게 좁은 방에 가두는 건 학대라고요. 학대!
그들이 말하는 ‘우리 아들’은
며칠 전 나를 보며 웃던 그 청년이었다.
교도소 밥이 군대 밥보다 낫다던,
군대 대신 교도소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던 바로 그 청년.




![(교열완) [유품정리사 1210] "내일 특수청소 부탁합니다" 그렇게 자살예고 청년 늘었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12/09/642518df-eeaa-4550-90c0-a04c7bc1478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