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부진 털고 반전 활약… 버디 6개로 5언더파 67타
-공동 69위에서 28위까지 41계단 '껑충'
-"담담하게 남은 라운드 치고 올라가겠다" 다짐


“집에는 가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오늘 대회 컬러인 초록색 옷으로 입고 나왔다. 베스트 드레서 하고 싶다.”
2라운드를 마친 박민지의 표정은 ‘밝음’이었다. 취재진의 질문에 재치있는 답변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그만큼 대회 5연패에 대한 부감감을 털었다는 의미다. 하지는 포기는 없다. ‘몰아치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민지는 7일 강원도 원주시 성문안CC(파72·6494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솎아내면서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전날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기록했던 박민지는 1, 2라운드 합계 4언파 140타를 기록, 순위를 공동 69위에서 28위까지 41계단이나 끌어올렸다.

박민지는 “오늘 절대 집에는 가지 말자(컷 탈락만 피하자)고 생각하면서 플레이를 했다”며 “샷이 좋아서 기회가 많이 왔다. 퍼트도 잘 떨어주면서 언더파로 들어왔다. 기쁘다”고 전했다. 이어 “(시상식에 베스트 드레서가 있다) 받고 싶다. 그래서 대회 컬러인 초록생으로 옷을 입고 나왔다. 베스트 드레서도 하고 싶다”고 미소지었다.
모두 농이 섞인 말이었지만, 표정부터 달라졌다. 전날 5연패에 대한 부담감이 큰 상태에서 플레이마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며 마음고생을 했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은 표정에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팬들에게도 활짝 웃어보였다. 취재진을 향해서도 “어제는 울었죠”라고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부담감을 떨쳐내는 동시에 샷과 퍼트 감각이 점차 돌아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박민지는 “오늘 정말 좋은 샷이 많이 나왔다. 손으로 꼽으라면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이는 전반 9번홀(파5)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242m의 티샷을 페어웨이 중앙에 떨어트렸고, 세컨샷 역시 비거리 195m를 기록하며 페어웨이에 놓았다. 다만 세컨샷이 디보트 안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는 박민지를 막아세우지 못했다. 홀컵까지 약 81m가 남은 가운데 완벽한 샷으로 홀컵 약 90m 떨어진 지점에 볼을 세운 것이다. 박민지는 “사실 볼이 디보트에 들어가면서 보기까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버디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그만큼 샷 감각이 좋아지고 있다. 퍼트도 어제보다 나아졌다”고 전했다.

현재 선두와는 6타 차이가 난다. 사실상 추격이 어려운 숫자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다. 실제 방신실은 이날 무려 10언더파를 기록, 단숨에 순위를 46개단이나 끌어올리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라운드를 마치고 언급했던 몰아치기가 아직 유효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민지는 “결국은 선수에 대한 평가는 성적아니겠나. 나 역시 1라운드를 마치고는 실망스러운 느낌이었고, 숫자도 좋지 않았다”라면서도 “다만 2라운드를 마치고 나서는 기분이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 치고 올라가야 하지 않겠나. 담담하게 남은 라운드 치고 올라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간절하게 노력 중이다. 박민지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퍼트 연습에 집중했다. 이어 경기 종료 후에도 계속 남아 퍼트 연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코스 컨디션이 좋다. 다만 내일은 날씨가 변수다.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며 “내일 몰아치기를 하기 위해 연습하러 가야겠다”고 활짝 웃었다.
원주(강원)=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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