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신인 윌리엄 모(미국)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 16번홀(파5)에서 13타를 치고 옥튜플 보기(+8)를 범하는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모는 지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한 홀에서만 8타를 잃는 등 난조 끝에 9오버파 81타를 쳤다. 첫날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에서 4언더파 68타를 치고 순조롭게 출발했다가 이 대회 3개 코스중 가장 어려운 피트 다이 코스에서 곤욕을 치른 그는 19일 라 킨타CC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치며 선전했으나 합계 이븐파 217타에 그쳐 컷탈락 했다.
윌리엄 모가 옥튜플 보기를 기록한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 16번홀 왼쪽 그린 옆의 깊이 6m 짜리 벙커는 1987년 이 대회에서 미국 하원의장 팁 오닐을 곤경에 빠뜨린 것으로 유명하다. 아마추어로 참가한 오닐은 벙커에서 빠져나오려고 수차례 샷을 하다가 좌절한 나머지 손으로 공을 던져 겨우 탈출했다. 그것도 두 번 시도 끝에 벙커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윌리엄 모의 악몽도 그에 못잖았다. 모는 왼쪽으로 휘는 도그레그 홀인 16번홀에서 티샷을 잘 쳤으나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벙커로 보내고 말았다. 이 벙커는 깊이가 6m, 웬만한 건물 2층 높이여서 ‘샌 안드레아스 단층’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만큼 선수들이 모두 기피하는 곳이다.
모는 3번째 샷으로 위압적인 벽면을 넘겼으나 그린을 훌쩍 넘어 반대편 경사지로 떨어졌다. 마치 잔디 벙커와도 같은 곳에서 온 그린을 시도한 그의 4번째 샷은 그린을 지나 다시 반대편 벙커로 빠지고 말았다. 5, 6번째 샷은 벙커를 빠져 나오지 못해 그대로 모래 위에 있었고 7번째 샷은 또다시 그린을 넘겨 3번째 샷을 한 곳 근처로 떨어졌다.
8번째 샷은 또 한 번 그린을 넘겨 반대편 벙커로 공을 보내고 말았다. 수차례 샷을 했지만 세컨샷 자리근처로 돌아간 셈이다. 그린이 딱딱하고 스피드가 빨라 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참사였다. 모는 하는수 없이 방향을 바꿔 그린 입구쪽으로 9번째 샷을 쳐 벙커에서 빠져나왔으나 핀을 노리고 친 10번째 샷은 너무 세 그린 뒤편 경사지로 굴러 떨어졌다. 모는 겨우 11번 만에 그린에 올라와 투 퍼트로 마무리 하고 홀을 마쳤다.
혼이 빠진 모는 아일랜드 그린으로 유명한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두 번이나 물에 빠뜨리고 트리플 보기를 더했다. 마지막 홀 아웃 장면에서 팬들은 그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환호성을 보내 격려했고, 그 또한 주먹을 불끈 쥐고 웃으며 답례를 보내 좌절하지 않았음을 표시했다.
모는 지난주 소니 오픈에 이어 2대회 연속 컷탈락으로 데뷔 시즌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