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산청산불에 대해 산림청이 활엽수림의 낙엽때문에 산불이 오래 계속됐다며 숲가꾸기를 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산림전문가들은 활엽수가 산불에 더 강한데도 애꿏은 활엽수 탓을 한다며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과연 산림청 말대로 활엽수가 불을 키우고 있던 것일까요?
이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소나무와 활엽수가 섞여 있는 혼합림 지역입니다.
산불이 지나갔지만 수분이 많은 활엽수는 멀쩡하고 소나무만 불에 탔습니다.
불에 탄 소나무들도 옆에 활엽수들이 불길이 타오르는걸 잡아주면서 윗부분은 대부분 불이 옮겨붙지 않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활엽수가 많이 없고 소나무가 대부분인 곳에서는 피해가 더 심한데요. 불길이 소나무 윗부분까지 번지면서 나무 전체가 모조리 불에 탔습니다.
특히 솔잎이 타면서 불티가 바람을 타고 번져나가는데, 솔잎 역시 다 타버린 상태입니다.
소나무 위주의 단순림이 산불에 얼마나 취약한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하지만 산림청은 이번 산청하동 산불이 오래 지속된게 오히려 활엽수림의 낙엽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임상섭/산림청장/"이번 산불 진화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한 이유는 현지 특성상 두꺼운 활엽수 낙엽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불의 확산을 막아주는 활엽수 등 하층 식생부를 솎아내는 숲가꾸기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산불을 키운 소나무 단순림에 대한 고민 대신 불길을 잡은 활엽수를 탓한다며 비판합니다.
{수퍼: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본인들이 사업한 숲가꾸기라든가 소나무만 남기고 활엽수를 베어낸 사업에 대해서 핑계를 대려고 하는거 아닌가 그리고 국민을 호도하려고 하는 그런 행위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침엽수림을 활엽수림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숲가꾸기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활엽수 제거 작업을 중단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올만큼 산림청의 정책에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KNN 이태훈입니다.
영상취재 정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