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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일부 지역에 한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자 시장에서는 해제 단지와 유지 단지 간에 매물량과 호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동일한 행정구역에도 불구하고 토허제 해제 단지의 경우 집 주인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최대 3억 원까지 올린 반면 토허제 유지 단지의 경우 실망 매물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날 토허제 지정 해제 지역이 발표된 당일 하루에만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소재 아파트 신규 매매 물건이 24건 늘었다. 신규 매물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잠실주공 5단지로, 매물 수가 기존 399건에서 26건 늘어난 425건으로 나타났다. 호가는 하락했다. 이 단지는 토허제 해제에서 제외됐다. 전용 76㎡는 불과 지난달까지 31억 원 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발표 직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30억 원으로 낮춘 매물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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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같은 동에서도 토허제 지정이 해제된 곳들은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2억~3억 원 뛰었다. 잠실동 엘스 아파트는 신규 매물이 나오지 않았고 리센츠와 트리지움은 매물이 줄었다. 엘스 전용 59㎡의 호가는 23억 원에서 24억 5000만 원으로 단숨에 1억 5000만 원이 올랐다. 가장 최근 실거래가가 지난달 22억 3000만 원 이었던 것에 비하면 2억 원 넘게 오른 셈이다. 잠실동 A중개업소 대표는 “지난달부터 토허제 해제 기대감에 가격이 오르고 있었다”며 “잠실 엘스·리센트·트리지움은 초·중·고를 품고 있고 대치동 학원가가 가까워 학군지로서도 실거주 전세 수요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높은 가격에 전세를 들여 매수하려는 수요가 넘칠 것”이라고 전했다.
대치동에서도 토허제 해제 단지 발표 후 하루 만에 신규 매매 물건이 20건 증가했다. 이 중 15건이 토허제가 풀리지 않은 은마·한보미도맨션1·2차 매물이다. 호가는 기존과 같거나 5000만 원 정도 낮아졌다. 반대로 토허제 지정이 해제된 같은 동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 59㎡ 호가가 28억 원, 전용 84㎡ 호가가 35억 원에 나와 각각 직전 최고가 대비 1억 5000만 원, 3억 원 씩 올랐다. 대치아이파크 단지도 전용 59㎡ 호가가 28억 원까지 치솟았다. 직전 신고가 26억 5000만 원보다 1억 5000만 원이 올린 셈이다. 대치동 B중개업소 대표는 “투자 목적뿐만 아니라 기존에 전세로 거주하고 있던 세입자들의 매수 문의도 많다”며 “매수 대기 수요가 몰려들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높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토허제가 유지된 압구정·여의도·목동은 호가가 내려가고 가라앉은 분위기가 뚜렷하다.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의 경우 발표 당일 신규 매물이 19건 늘어나고 호가는 내려갔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한양 1차 전용 208㎡는 77억 원으로 직전 호가 대비 1억 원 낮아졌다. 여의도 광장 아파트 전용 150㎡도 직전 최고가 대비 7000만 원 하락한 29억 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실거주 의무와 구청 허가 등의 번거로운 규제가 사라지면서 토허제 해제 지역으로 투자 수요가 몰림에 따라 서울 아파트 가격 양극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토허제 해제 기대감에 이들 지역의 매매가 상승률은 높은 상황이다.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부동산팀 수석은 “잠실동과 대치동은 대단지가 많아 전세가격이 높게 받쳐 줄 수 있어 갭투자가 수월하다”며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 속도가 더 가파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둘째 주(1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이 하락세인 상황에 강남과 서초, 송파 등은 도리어 상승했다. 특히 잠실동이 속해 있는 송파구는 0.14%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주에 이어 서울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다. 노원과 도봉, 강북구는 모두 전주대비 하락세가 이어졌다. 도봉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대비 0.06% 하락했으며, 강북은 0.03% 하락, 노원은 0.02%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송파구의 전주대비 상승률이 0.1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양천구가 0.05%, 강남구가 0.04% 상승하며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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