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 사태' 한국계 투자가 빌 황에 징역 21년 구형

美 검찰, 징역 21년형 선고 요청…"시세조작 혐의 인정돼"

황씨 측 "거짓말로 은행 손실 입힌 혐의 검찰 입증 못해"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지난 2021년 월가 파생금융상품 마진콜 사태로 기소된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에게 징역 21년이 구형됐다.

16일 연합뉴스가 로이터 통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검찰은 황씨에게 징역 21년형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황씨에게 시세조작 혐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설립자로서 360억 달러(약 50조 원) 규모 회사가 문을 닫게 하고 대출기관에 100억 달러(약 14조 원) 이상 손실을 입힌 혐의다.

황씨와 아케고스는 지난 2020년 투자은행(IB)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 차액거래(CFD) 계약을 통해 500억 달러(약 70조 원) 상당을 주식에 투자했다. 이는 보유자산의 5배가 넘는 금액이었다.

황씨의 차입금이 당시 1600억 달러(약 223조 원)까지 폭증한 가운데 투자 종목 주가가 하락하면서 증거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 마진콜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회사는 파산에 이르렀다.

이 사태로 인해 투자은행들은 100억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의 경우 이 사태에 따른 여파로 경쟁사인 UBS에 인수되기도 했다.

황씨가 아케고스 포트폴리오와 관련해 은행 측을 속이고 거액을 차입한 뒤 이를 자신들이 보유 중인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것이 검찰 측 주장이다.

다만 황씨 측은 황씨가 거짓말로 은행에 손실을 입힌 혐의를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또 황씨가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점, 재범 위험성이 낮고 그간 자선활동을 벌여온 점 등을 형량에 참작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다.

황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