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7억 달러(약 9747억원). 오타니 쇼헤이가 2023시즌 후 LA 다저스와 맺은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하지만 실제로 오타니가 선수 생활 동안 쥐는 금액은 많지 않다.
연평균 연봉이 7000만 달러(약 974억)에 달하는 계약인데, 오타니는 팀의 재정 및 향후 추가 선수 영입을 위해 다저스에서 뛰는 10년간 연봉은 200만 달러(약 27억원)만 받기로 하고 나머지는 계약 기간이 끝난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에 걸쳐 무이자로 받는 ‘디퍼 계약’을 체결했다. 무려 97%에 해당하는 급여를 지급 유예한 것이다.
27억원에 달하는 돈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오타니라는 ‘슈퍼 스타’의 이름값을 생각할 때 터무니 없는 헐값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오타니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연봉 외 광고로만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리기 때문이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20일 ‘오타니의 멈추지 않는 계약 러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타니는 19일 닛신 제분 그룹 소속의 주식회사 닛신 제분 웰나와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번 계약이 포함된 오타니의 ‘(광고) 일람’을 본 팬들은 엄청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구인 정보 사이트 ‘바이토루’를 운영하는 딥주식회사의 브랜드 앰버서더가 됐다. 이후 매월 새로운 광고 계약을 하고 있다.
1월에는 코나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코나미 야구 게임’ 앰버서더가 됐고 2월에는 일본의 대형 어학원 체인인 ECC와 광고 계약을 맺었다. 이어 4월에는 야구나 골프의 탄도를 측정하는 최첨단 디바이스를 만드는 랩소도, 그리고 글로벌 차&음료기업인 이토엔의 주력 상품 중 하나인 ‘오이오차’의 광고 모델이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7월에는 스포츠 전문 브랜드인 던롭과 광고 계약을 체결했고, 8월에는 미국의 유명 베이스볼 카드 제작 회사 ‘Topps’와 글로벌 트레이딩 카드의 장기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9월에는 오디오 브랜드 비츠(Beats)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취임했다.
오타니는 이미 시즌 시작전에 앞서 포르쉐, 일본항공, 미쓰비시UFJ은행, 세이코, 코세, 니시카와 등과 스폰서 계약을 맺고 있었다. 여기에 올해 또 다시 무수한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면서 추가 수입을 더해 올 한해 스폰서 계약으로 얻은 수익이 무려 100억엔(약 896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오타니는 지난 5월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브스의 발표에서 지난 12개월을 기준으로 한 세계 스포츠 선수 수입 순위에서 8530만 달러(1185억원)로 13위에 올랐다.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맺은 연봉 지급 유예 조항 탓에 연봉으로는 2530만 달러(약 351억원)에 그쳤지만, 대신 스폰서 계약을 포함한 부수입이 무려 6000만 달러(약 833억원)나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