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교통 시설, 식음료 프랜차이즈, 영화관 등에 설치된 키오스크(무인정보단말기) 접근성이 모두 고령자와 장애인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휠체어 사용자가 조작하기에는 화면 위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명확하지 않아 고령자와 장애인 등 디지털 약자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접근성평가연구원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수도권 대중교통시설,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 영화관 키오스크 총 328대 대상으로 접근성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식음료 매장과 영화관의 키오스크는 평균 접근성 점수가 100점 만점에 55.4점에 불과했다. 조작 피드백이 부족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불명확하다고 연구원은 평가했다.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화면 위치가 높았다.
보고서는 “일부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는 키오스크 접근성이 높았지만 대다수 매장에서 장애인 사용자의 접근성이 매우 열악했다”고 평가했다.
대중교통 키오스크는 민간 분야보다는 다소 나은 평균 접근성 61.1점을 받았다.
지하철 2·5·7·9호선과 GTX-A 노선 접근성은 비교적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출력장치가 부족했고 휠체어 사용자 조작이 불편한 문제가 있었다. 글자 크기나 명도 대비도 부족했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명시한 접근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와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수어 지원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접근성평가연구원은 조사 결과에 따라 민간사업장에 대한 키오스크 접근성 기준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임 실천을 독려해야 한다고 봤다. 배리어프리 인증 시스템에 키오스크 접근성도 포함할 것을 제언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키오스크 사용 범위가 커지는 데 비해 현재의 접근성 수준은 디지털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어 접근성을 고려한 설계와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ESG 경영 전략에 장애인 접근성을 포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