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감정선 불 지른 이상경, ‘부동산 컨트롤타워’ 자격 있나

2025-10-23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집값 떨어지면 집 사라’라고 했던 발언과 ‘갭투자’ 의혹 등에 관해 사과했다. 이 차관은 23일 국토부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나와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고위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이게 늑장 사과로 끝낼 일인가. 이미 국민은 정부로부터 우롱·홀대받은 상처가 깊고, 부동산 정책 신뢰도엔 금이 갔다. 이 차관은 지난 6월 자신의 판교 아파트를 투자자에게 매도한 뒤 전세로 들어가는 이른바 ‘주인 전세’ 수법을 썼다. 이 차관 배우자는 지난해 7월 갭투자로 분당 아파트를 매입했다. 이들 거래로 이 차관 부부는 10억원이 넘는 이득을 취했다. 모두 ‘10·15 대책’에서 금지한 수법들이다. 이 차관은 “주택시장이 조기에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세간의 사퇴 요구를 거부했지만, ‘거짓 해명’ 늪에 빠진 그가 집값 안정과 정책 집행의 걸림돌이 됐다. 이 차관은 즉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는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셋째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50% 올랐다. 2012년 조사 시작 이후 주간 최고 상승률이다. 10·15 규제 시행 전후로 수요가 갑작스럽게 몰린 영향도 있지만, 시장의 불안심리가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한 것도 집값 때문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선 금리를 낮춰야 하지만, 집값 상승을 막는 것이 더 긴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우리나라 소득 수준과 사회적 안정을 고려할 때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부동산 가격 상승이 우리 경제성장률을 갉아먹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자산 가격이 올라 불평등도를 높이고 있다”고도 했다. 신중과 절제의 대명사인 중앙은행 수장의 발언치고는 어조가 매우 강경하다.

이 와중에도 여야 정치권은 상대 공격에만 혈안이 돼 있으니 우려스럽다. 더불어민주당은 ‘주택시장 안정화 TF’, 국민의힘은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위’를 발족했지만 건설적인 대안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잖아도 경제와 민생이 어렵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가 희망과 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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