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공감] 생각보다 짧은 청년 시절

2024-10-03

청년이라 불릴 시간이 생각보다 짧다는 건, 우리가 그만큼 빠르게 나이를 먹는다는 뜻일 겁니다. 어느 때든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빨리 흘러갔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을 텐데요. 달리 생각해보면 이것저것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번 한 것도 없는데 벌써 하루가, 한 달이, 1년이 지났다고 자조하는 걸 보면 더더욱 청년의 체감 시간은 짧게 느껴진다고 볼 수 있죠.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는 참 이상한 문화가 한 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한 번의 실패는 인생을 망친다’는 인식인데요. 남들이 다 대학에 가기 때문에 나도 대학을 가야하고, 남들이 다 좋은 직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나도 좋은 직장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자신이 정말 배움에 뜻이 있고, 회사가 가진 비전과 로드맵에 매료됐다면 모르겠지만요. 대개 남들의 눈치를 보고 입학이나 입사를 합니다.

남들이 보편적으로 밟는 노선을 따라가지 않으면 뭔가 비정상이 된 것 같고 도태되는 느낌이 들어서일까요? 내가 원하지 않는 길이라도, 내키지 않아도 따라가 봅니다. 혼자 외길을 가다가 도태될 수도 있다는 막연함이 자유로운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데 벽을 세웁니다. 새로운 시도는 높은 확률로 인생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같은 인식이 퍼지는 이유 중 하나로, 청년으로 있을 수 있는 기간이 짧아서가 아닐까 합니다. 20·30대일 때 실패하더라도 40·50대 그 이상일 때 성공한 사례를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20·30대일 때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해서 자신을 한없이 밑바닥에 가라앉히는 청년이 있습니다. 자신을 가라앉히는 사람의 유무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고, 유독 자기 자신에게 엄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든지 실패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 시기에 자의든 타의든 자신을 채찍질하는 모습을 보면 때때로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요즘 청년은 수많은 스펙으로 자신을 덕지덕지 치장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것도 남들보다 더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것들을 쌓아둬야 하죠. 스스로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사회가 그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도외시됩니다. 요즘 청년은 가뜩이나 그 시기가 짧은 판국에 자칫 방심했다가는 언제 뒤로 밀려날지 모르니 쌓는 데 몰두하고 무너지는 걸 무서워합니다.

이제는 조금 더, 요즘 청년이 건강한 발상과 사고를 여럿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무너지거나 굴러떨어지더라도 의연하게 툭툭 털고 일어나며, ‘이번에 이렇게 됐으니 다음엔 이렇게 해볼까? 이렇게 해보자.’와 같이 되뇌는 거죠. 내가 그 순간 실패를 겪었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내 인생은 실패했다고 단정 지을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 청년의 시기에,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것들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앞날을 개척한다면, 그것 나름대로 나만의 성공한 인생이라고 칭할 수 있지 않을까요?

노상훈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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