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대출 930억 빠트린 우리금융 … "단순 오류"

2025-06-10

2조120억 → 2조1050억 수정 공시

무수익여신 비율 0.52% → 0.55% 상승

전년말 대비 3192억 증가

20여일만에 정정후 … "충당금 쌓았다" 태연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우리금융지주가 돈을 빌려주고도 이자는커녕 원금도 못받는 '무수익여신'을 당초보다 상향 조정했다. 경기침체 장기화와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중소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부실 채권이 늘고 있어 금융권에서는 자산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무수익여신은 부도나 채무상환능력악화로 이자수입이 없는 여신이나 3개월 이상 이자가 연체된 채권을 뜻한다. 회수 가능성이 낮아 이른바 '깡통대출'로 불린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9일, 올해 1분기 기준 무수익 여신 금액과 비율을 수정 공시했다. 무수익여신은 기존 2조120억원에서 930억원 급증한 2조1050억원으로 수정하고, 무수익여신 비율을 0.52%에서 0.55%로 0.3%P 상승했다고 기재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무수익여신(1조1859억원)은 3192억원, 무수익여신 비율(0.46%)은 0.09%p 상승한 수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수정에 대해 "단순 기재 오류 사항을 수정한 것으로 무수익여신이 실제 급증한 건 아니다"며 "무수익여신 비율은 관리 범위 안에 있으며 재무건전성 방어를 위해 지난해부터 충분히 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금융 뿐 아니라 은행권 전반에서 무수익여신 비율이 급증하는 추세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5조37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 말(3조7586억원) 대비 43%(1조6172억원) 급증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1조409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은행이 1조368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신한은행 9182억원, 하나은행 8843억원, 우리은행 7954억원 순이었다.

이 중 기업 무수익여신은 지난 3월말 기준 3조76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5767억원) 대비 46.1%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이 급증한 배경에는 장기간 지속된 경기 둔화로 취약·영세기업 등의 경영 환경이 악화된 영향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부실 대출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취약 업종·차주별 관리에 들어가는 등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아울러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대기업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등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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