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대한민국은 역사적 전환점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합니다. 평균 수명 83세를 자랑하는 나라가 되었지만,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건강수명’은 65세에 불과하다는 통계(대한민국e-나라지표)는 우리에게 깊은 숙제를 던집니다. 이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입니다. 이 변화 속에서 치과계는 구강 건강이라는 영역을 넘어 국민의 삶의 질과 건강장수의 열쇠를 쥘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24년은 사회적으로 큰 도전과 어려움이 가득한 한 해였습니다. 계엄령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도 치과계는 흔들리지 않고, 중요한 변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장기요양기관의 구강관리 평가지표 신설은 치과계가 초고령사회의 복잡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뜻깊은 성과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변화는 건강수명의 연장에서 시작됩니다. 대한노인회 회장님께서 노인의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5세로 높이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이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하는 중요한 논의이지만, 숫자만 바꾸어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건강수명이 65세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65세 이후의 삶은 신체적·정신적 불편과 도전의 연속입니다. 진정한 의미의 노인 연령 상향은 병원과 의료 의존도를 낮추고, 국민 스스로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저는 ‘건강수명+10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슬로건은 ‘10년 더 건강하게, 모두가 행복하게’로,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대한민국의 건강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구강 건강을 비롯해 균형 잡힌 영양, 신체 활동, 정신 건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건강 생활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치과계를 중심으로 재활, 영양, 간호, 노인복지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다각도에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점은 바로 튼튼한 치아입니다. 치아는 단순히 음식을 씹는 역할을 넘어 신체 건강 전체와 직결됩니다.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면 영양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이는 체력 저하와 만성질환의 위험을 높입니다. 튼튼한 치아는 건강수명의 연장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기반이자, 국민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문화의 출발점입니다.
올해 시행될 ‘건치 어르신 선발대회’는 치아 건강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상징적인 행사입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고 계신 분들의 활기찬 모습은 치아 건강이 바로 건강장수의 핵심임을 온 국민이 공감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초고령사회에서 구강 건강은 단순한 생활 편의를 넘어 국민 건강수명을 연장하고 장수를 실현하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구강 건강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건강수명의 연장은 마치 기초가 부실한 다리를 건너는 것처럼 위태로운 일이 되고 맙니다.
치과계가 이 중대한 역할을 스스로 입증하고 사회적 중요성을 널리 알리지 못한다면, 구강 건강은 어느 의학 교수님께서 비유하셨던 것처럼 ‘암 환자에게 피부 트러블 정도로 여겨지는’ 안타까운 처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과계가 힘을 모아 구강 건강의 중요성을 증명하고, 국민의 건강수명 연장에 기여한다면 대한민국 치과계는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핵심 분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우리는 건강장수의 운전대를 직접 쥘 수 있습니다.
2025년은 단순히 또 하나의 새해가 아니라, 치과계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치과계가 선도적인 역할을 통해 건강한 국민이 만드는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목표를 실현해 나가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
임지준
따뜻한치과병원 대표원장
대한치매구강건강협회 회장
스마일돌봄 운영위원장
스마일재단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