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등 8개 업종별 협회, 정부에 공동 건의문
"국가·산업 경쟁력 고려해 합리적 NDC 목표 설정해야"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배출거래제 제4차 계획기간 할당 계획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산업계가 현실적인 감축 여력과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재산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철강협회, 한국화학산업협회, 한국시멘트협회, 대한석유협회, 한국비철금속협회, 한국제지연합회, 한국화학섬유협회 등 8개 업종별 협회는 정부에 이 같은 내용의 산업계 공동 건의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NDC는 파리협정 체제에서 각국이 스스로 정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정부는 2035년까지의 감축 목표인 '2035 NDC'를 이달 중으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건의문은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제시하는 내용에 대한 산업계의 우려를 반영했다.
산업계는 건의문을 통해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제시한 배출권거래제 4차 계획기간의 할당 계획(안)이 2030 NDC와의 정합성이 맞지 않으며, NDC 대비 과도한 감축률을 적용해 할당량을 산정했다"며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 활동이 저해되지 않도록 2030 NDC의 산업 부문 감축률(2018년 대비 11.4%)과 정합성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4차 배출권 할당량을 설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나라 NDC는 법제화 및 배출권거래제 할당과 직접 연동돼 규제로 작용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재 NDC가 배출권거래제 할당과 직접 연동되는 국가는 유럽연합(EU)과 영국, 뉴질랜드 등이다.
특히 과도한 감축률을 적용한 할당량 산정은 기업의 실제 감축 역량을 초과하는 부담이 발생하고, 다수 사업장이 배출권 구매 비용 급증에 직면할 것으로 산업계는 전망했다.
주요 업종별 협회가 4차 계획 기간 배출권 추가 구매 부담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철강 5141만9000톤, 정유 1912만2000톤, 시멘트 1898만 9000톤, 석유화학 1028만 8000톤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배출권 가격을 5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4차 계획기간 동안 총 배출권 구매 비용은 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는 "4개 업종의 일부 기업만 조사된 점을 감안 하면 향후 우리 산업계는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과 대비하여 상당한 탄소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수준의 NDC 목표가 설정돼야 한다"며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 개발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재정지원·인프라 확충·제도 개선 등 다차원적인 지원 정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