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보강 못한 삼성, 툭하면 역전패
KIA도 매경기 ‘불쇼’ 6연패 수렁
다음 상대 하필 한화…5강도 위험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삼성과 KIA가 올시즌에는 예상 밖의 순위에 머물러있다.
28일 현재 두 팀은 SSG와 함께 공동 5위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개막 전까지만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기대했던만큼 시즌을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반등을 외쳤지만 불펜에 발목을 잡힌 탓이다.
삼성은 지난 27일 수원에서 KT에 당한 충격의 역전패로 뒷문 불안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전날 아리엘 후라도의 완봉승으로 11-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가 오를대로 오른 삼성은 이날 선발 원태인 역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모처럼 원정에서 위닝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3-0으로 앞선 9회 마무리 이호성이 역전의 빌미를 줬다. 지난 22일 SSG전 세이브 뒤 5일 만에 등판한 이호성은 어렵게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안치영을 맞혀서 출루시키면서 위기를 만들었다. 보크에 이어 조대현에게 적시타를 맞아 1점 주더니 볼넷, 안타로 1사 만루에 몰렸다. 강백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줘 1점을 더 주며 3-2로 추격당했다.
삼성은 투수를 교체했지만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태훈도 불을 끄지 못했다. 안현민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3-3 동점을 만들었고 장성우와 허경민에게 연속으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3-4 역전을 허용하고 패배했다.
삼성 불펜의 경험 부족이 여실히 느껴진 경기였다. 비시즌 불펜 보강에 실패한 삼성은 개막 후에는 임창민, 오승환 그리고 마무리 김재윤까지 부상이나 부진으로 흔들리면서 필승조 재정비가 불가피했다. 5월 중순부터 3년차 이호성이 마무리를 맡고 신인 배찬승이 필승조에 합류했으나 경험 부족한 젊은 투수들로 구성된 필승조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시즌 초반 중심을 잡아주다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베테랑 좌완 백정현은 현재 투구조차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2군에 있는 오승환, 임창민도 아직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KIA는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진 6연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후반기가 시작 후 7경기에서 1승 6패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은 8.64로 꼴찌 키움(10.38)의 뒤를 잇는다.
6연패의 시작이었던 22일 광주 LG전이 뼈아팠다. 7-4로 앞선 상황에서 마무리 정해영이 LG 박해민에게 동점 3점 홈런을 맞았고 이어 등판한 조상우가 추가 실점하며 패배했다. 다음날에도 조상우가 연장 10회 문보경에게 2점 홈런을 맞아 5-6으로 패했다. 24일부터는 불펜 투수들이 돌아가면서 실점을 했다.
마무리 정해영의 후반기 성적은 3경기 2.1이닝 4실점 평균자책 15.43이다. 조상우는 5경기 등판해 3.1이닝 동안 6실점(5자책) 평균자책 13.50을 기록했다. 8~9회를 막을 선수들이 부진하니 경기 후반부에 이길 힘이 사라졌다.
올시즌 초반부터 줄부상에 시달리던 KIA는 지난 6월 이른바 ‘함평 타이거즈’라고 불리는 1.5군급 선수들의 대활약으로 월간 승률 1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탔다. 후반기 들어서는 나성범, 김선빈 등이 복귀하면서 완전체에 가까운 전력을 자랑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필승조가 무너지면서 오히려 5강권도 위험해졌다. 8위 NC와 0.5경기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주는 에이스 투수인 제임스 네일이 주 2회 등판했음에도 불과하고 승리를 거두지 못한 점이 뼈아프다. KIA 불펜에는 기대할 수 있는 보강 자원이 없다. 기존 자원으로 돌파구를 찾아야하는데 여의치 않다.
더구나 삼성과 KIA 모두 이번주 차례로 선두 한화를 만난다. 삼성은 29일부터 대전에서 한화와 주중 3연전을 치르고 KIA는 8월1일부터 홈에서 한화와 3연전을 갖는다. 한화는 평균자책 3.45로 현재 마운드 1위 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