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룬 신혼여행…이미 시작된 김태연의 2025시즌

2024-10-28

지난해 12월 결혼한 김태연(27·한화)은 신혼여행을 가지 않았다. 대신 팀 동료 최재훈 등과 매일 같이 모여 훈련했다. 여행 대신 훈련을 하는 게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보장은 없었다. 그저 마음이 더 편한 쪽으로 결정했다. 비활동기간에도 구슬땀을 흘린 노력 덕분이었을까. 김태연은 2024시즌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1, 12홈런, 61타점, OPS 0.799를 기록했다.

최근 대전 구장에서 기자와 만난 김태연은 “지금껏 야구하면서 제일 잘한 시즌”이라면서도 “더 좋은 해를 만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말했다.

김태연은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8월6일 삼성전에서 3안타를 몰아치며 타율이 0.325까지 올랐다. 하지만 그달 중순부터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고, 결국 3할을 채우지 못한 채로 시즌을 마쳤다. 김태연이 아쉬움을 느끼는 지점이다.

그는 “8월이 지나서도 기록적인 면에서 되게 만족스러웠고, 더 할 수 있는 게 많았다”며 “마지막에 다 깎아 먹은 것 같아서 그게 제일 아쉽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5위 싸움이 한창인 순간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 더 속이 쓰렸다.

그래도 좋은 기억이 훨씬 많은 시즌이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했고,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렸다. 타격감이 한창 좋을 땐 톱타자로도 기용되는 등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1루수, 2루수, 우익수까지 내외야를 넘나들며 전천후로 뛰었다.

김태연은 “힘든 순간이 짧게 짧게 많았던 것 같다”며 “그래도 잘 이겨낸 것 같다”고 미소지었다.

힘든 순간 도움을 준 선수들이 많았다. 비록 한 시즌이었지만,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의 존재는 큰 힘이 됐다. 그는 “강민 선배님이 제가 안 좋을 때 많이 잡아주셨다”며 “(채)은성이 형이나 (이)재원 선배님도 그렇고 야수 쪽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태연은 잘한다고 너무 들뜨지도, 못한다고 너무 처지지도 않으려고 애썼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무안타로 침묵한 날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김태연은 “하루하루 느낀 감정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며 “결과를 매일 쫓다 보면 크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화는 정규시즌 종료 후 딱 사흘만 쉬고 지난 3일부터 대전 구장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김태연도 30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되는 마무리 캠프에 앞서 묵묵히 국내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올해도 신혼여행은 가지 않기로 했다. 그는 “고맙게도 아내가 다음 시즌 잘 준비하라며 내년에 가자고 한다”며 “내년엔 시즌 끝나고 무조건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연은 다른 팀의 가을 잔치를 부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비록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진 못했지만, 정규시즌 매 경기가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144경기 중 1경기는 비중이 작을 수 있다. 그런데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크게 다가온다. 마지막 10경기를 남겨놓고선 ‘그때 그 경기에서 이겼더라면’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모든 선수가 매 경기 이기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팀도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