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키위 공습 거세…농가 불안

2025-04-29

최근 외국산 키위의 국내시장 공세가 거세지면서 농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장에선 국내 산업 기반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높일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키위연합회(회장 고혁수·한라골드영농조합법인 대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키위 수입량은 4만9650t으로 전년(3만7192t)에 비해 33.4% 급증했으며, 2019∼2023년 평균(3만8326t) 대비 29.5% 늘었다. 수입 키위는 뉴질랜드산이 대부분인데, 2015년 12월 발효된 한국·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0년부터 키위 관세가 철폐되면서 수입에 멍석이 깔린 모양새다.

무엇보다 수입 키위 판매 시기가 국내산 출하시기와 겹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과거 수입 키위시장 출하는 4월에 시작해 10월쯤이면 마무리됐다. 그런데 최근 수입량이 늘면서 판매가 길게는 이듬해 1월까지 이어져, 10월 수확해 이듬해 4월까지 출하되는 국내산 키위와 판매 시기가 겹친다는 것이다. 고혁수 회장은 “특히 외국산 키위는 판매 막바지에 염가 전략을 펼치는데 그 시기가 국내산 출하 초기와 맞물려 국내산 키위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입업체와 판매 시기 조율을 위한 협의를 시도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2023년 기준 전국 키위 생산량 2만2583t 가운데 제주가 1만2962t으로 가장 많고, 전남이 5357t으로 뒤를 잇는다. 특히 제주지역은 최근 키위 재배면적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장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키위 수입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므로 국내 생산기반 강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키위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키위 품종이나 재배기술을 연구하는 인력이 부족해 도움을 받기 쉽지 않다”며 “행정이 감귤에 이어 키위를 주요 과수산업으로 키워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이에 제주도는 키위 재배기술 표준화와 기계화 같은 경쟁력 강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일례로 올해 도 ‘FTA기금 과수 고품질시설 현대화사업’ 정식 지원 품목에 키위가 처음으로 포함됐지만, 1차 지원 대상자에 키위농가는 16곳만 선정됐다. 반면 감귤농가는 3131곳 선정됐다. 지원금액으로 따져도 키위는 3억6000만원으로 718억4000만원인 감귤 대비 0.5%에 머문다.

제주·서귀포=심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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